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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주사 맞기

중심성망막염증

by 언저리

지난해 12월에 처음으로 눈에 주사를 맞고 혹시나 하고 오늘도 맞자고 하실까 불안했는데

망막에 물이 좀 찼다고 맞았으면 하신다

​처음 이곳을 방문하고 세 번째 맞는 주사다

지금 눈에 안약 (망막확대)을 넣고 대기 중이다



겁 많은 나는 주사 맞는 것이 두려워 운동장에

숨어 어린 나를 찾아다녔던 초등학생 때 담임 선생님도 계셨고 2학년 때 주사 맞고 그 자리서 바로 오바이트를 해 버리기도 하던 겁 많은 아이였다



그런 내가 자궁적출과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고

유방암 수술을 했지만 결혼식 때 눈을 잘 못 뜨고 있어 신부화장 때 마스카라와 아이라인을 못 그렸던 나다

메이크업해 주시던 선생님은 내 손을 꼭 잡아

주시며 긴장을 풀어 주시려고


" 이런 신부 처음이네 긴장 풀어요"


​했더랬다



지금 사진을 보면 신부화장이 찐하지 않아 세월이

흘렀어도 촌스러움은 없다

그런 내가 눈에 주사를 맞다니 ㅠㅠ


항상 안과를 갈 때마다 주사 맞자고 할까 두려웠는데 작년 10월에 한번 맞게 되었는데


그때 선생님의 한 마디가 용기를 주었다


"안 해 봤기에 두려운 거예요

맞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세안을 하고 가운과 헤어캡을 쓰고 수술대 위에

누웠을 때의 공포는 ㅠㅠ 친절한 선생님 덕분에 맞았지만 눈에 출혈이 많아

많이 충혈이 되어 무서웠고 주변 사람들이 눈병 걸린 줄 알고 불안해할까 봐 설명을 해야 했다



두 번째 12월엔 선생님 덕분에 편안하게

무 수월하게 맞았고 그 당시 난 공포가 사라져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선생님이셨기에 맞을 수 있었습니다"


난 낯 뜨겁지만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친절한 선생님은 미소를 띠신다

다른 사람은 쉽게 맞는 것일 수도 있는데....

수술실 간호사님은 내가 용기 있는 편이라며 칭찬해 주셨다


지금 이 시간 주사 맞기 위해 대기하며 내 맘을 위로해 보느라 이 글을 써 본다


' 난 할 수 있어 , 난 두 아이의 엄마야'


(얼마 전 끄적였던 글을 올려본다

그때도 너무 편하게 주사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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