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만 흘려듣는 말

[신혼백서 2]

by 김누누

INFP라는 MBTI 성격을 가지고, 좁디좁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는 나는

사람들과 넓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좁은 관계이지만 깊은 관계의 친구들을 만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 특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 나가는 것은 아직도 어색하다.

사람들을 새로 만나는 것이 더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어떤 뜻이 담겨있는 지를 과도하게 신경 쓰는 것 때문인 듯하다.


대화에서 실수하고 싶지 않고, 놓치는 것이 싫어서,

그리고 저 말 뜻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으며, 무슨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인지를 파악하게 된다.

사실 별 의도가 없는 말이었음에도 그 의도를 찾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하곤 한다.


반대로 와이프와의 대화는 흘려듣는다.

정확히는 와이프가 나에게 흘려듣는다고 말한다.


나도 곰곰이 내가 왜 흘려들을까? 흘려듣는 건 맞을까?라고 생각해보았는데,

와이프의 말에는 그 말에 의도와, 그리고 신빙성, 그리고 내가 그 말을 믿어도 될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그 말 그대로를 듣고, 말 그대로를 믿고 "응" 대답을 해버리기 때문에 흘려듣는다고 말한다.

뭐.. 사실 변명이라고 말한다면 맞는 말이지만,

내가 왜 흘려듣는다고 느끼게 했을까에 대한 해명이다.


흘려듣는다는 것이 기분 나쁜 말을 쏘아대는 사람들의 말을

흘려듣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 나의 경우에는 그런 기분 나쁜 말들을 흘려들을 만큼 관대한 성격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매번 떠오르고 곱씹게 된다.


와이프와 가벼운 마음으로 나간 산책에서 무거운 주제들의 대화를 나누어도

훌훌 털어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는 것은 흘려듣는 모두 대화 때문이다.


말을 흘려들을 수 있는 사람이란

말 그대로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