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et it go and it came back to me
아름다운 단풍이 만발하는 요즘
11월의 첫날 좋은 소식을 전해드려요.
브런치 북 ‘한 번도 비행해 보지 못한 승무원’을 쓰며 비행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이 이미 비행이었다는 것을 더더욱 깨닫고 내려놓았었다.
11월에는 카타르를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10월에 글을 쓰며 결심했었다.
그런데 발간 후, 감감무소식이던 카타르 항공에서 갑자기 메일이 왔다. 리조이닝 컨퍼메이션(재입사 확정)이란 메일을 보자마자 펑펑 울었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바로 소식을 알렸다. 엄마아하하 흐르르르 훌컥컥
또 아빠에게 전화해 아빠아아하 허어엉엉엉
November plan is totally changed
11월엔 따뜻한 태국의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며 요가하고 글을 쓰고 잡 오퍼를 받은 곳에서 비디오 면접을 보고 해외취업을 하려 했었다. 태국 여행은 당연히 취소했고 해외의 잡 오퍼들도 다 거절을 했다.
2nd journey to Qatar
이번 달 말, 두 번째로 카타르로 떠난다.
마치 영화 ‘어바웃 타임’을 경험하는 느낌이랄까.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의 브라를 버벅거리면서 풀어 시간을 계속 돌아가 마지막엔 능숙하게 했다. 이 전에 카타르를 갔을 때 처음이라 당황스럽고 새로운 일들이 많았지만 이번엔 두 번째라 전보다는 조금 더 편하고 여유로운 느낌이다. 어바웃 타임처럼 여러 번은 아니지만 두 번째로도 이미 충분한 것 같다.
설렘 반, 걱정 반.. 복잡 미묘하고 이 사실이 믿기지도 않지만 심호흡을 하고 차분히 준비를 해 보자.
설렘 반, 걱정 반에서 설렘에 더 집중한다.
앞으로 2권 ‘진짜 비행을 한 승무원’을 쓸 수 있는 날이 정말로 올 수 있을까. 11월 12월 겨울의 카타르는 가장 좋은 날씨라던데 가서 따뜻하면서 선선한 사막의 날씨를 즐기며 트레이닝을 또 열심히 받아보자. 그리고 이번엔 윙을 달 수 있기를.
한국에서의 삶이 한 달도 채 안 남았다면, 일 년 혹은 십 년이 아니기에 정말 중요한 일들이 보이고 그 일들은 먼저 하게 된다.
병원들도 돌며 건강을 체크하고 한국에서 하던 일들도 정리를 하고 하던 요가 수업도 어제 그만두었다. 11월에 시작할 일들도 다 취소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와의 시간, 가족들과 소중한 주변 사람들과의 시간을 보낸다.
삶이란 정말 알 수 없는 것. 아직도 믿기지가 않지만 또 한 달이 지나면 도하에 내가 가 있겠지.
이번에는 도하의 무더운 날씨에 맞는 얇고 선선하면서도 긴 옷을 챙겨가자. 저번엔 입지도 못한 옷들만 몇 박스를 챙겨가 다시 가져왔다.
이번 크리스마스와 새해도 뜨거운 도하에서 보내게 된다니 호주에서 맞았던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해변의 햇살을 맞으며 보낼까 설렌다.
후 도하 출국하기 전까지 매일 밤 떨리고 설레고 싱숭생숭해서 잠이 잘 안 올 것 같다. 지금 이 글도 잠에 들지 못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써 내려가고 있다.
메일도 오기 전, 지난 며칠 꿈들에서 전 세계 곳곳이 등장했는데 예지몽이었나 싶으면서 친구가 내 꿈을 꿨었는데 공작새가 나왔었다는데 그래서 이렇게 좋은 일이 생겼나 싶기도 하고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출국, 잘 준비해 보자! 그동안 자연인으로 요가하며 거의 민낯으로 살아왔는데 가서 다시 매일 화장을 하며 그루밍하며 적응할 수 있겠지.
You can do it!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저절로 알맞은 시기에 찾아올 것이다.
God knows what’s best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