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연결되는 업무로 취업을 했었다.
저는 경영정보학과(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전에 제조회사에서 IT 전산 인력을 구한다고 취업 의뢰가 학교로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 회사 입사 여부를 고민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면접을 보고 제조회사에 입사는 포기하고 졸업 전에 취업을 위해 입사 지원을 여기저기 했습니다.
전 운이 좋게 졸업 전에 대학전공이 도움 되는 분야로 취업을 하였습니다.
제가 취업했던 회사는 경영진을 위한 시스템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였습니다. 매출 등의 정보가 합산되고 분석되어 제공되는 화면에서 경영진이 판단 내리시기 쉽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지금은 피벗(pivot) 기능이 MS Excel에서 제공되나 제가 졸업하던 시기엔 없었기에 그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만들었던 것입니다. 회사로선 학교를 졸업한 사람을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입사를 하고 업무를 위한 교육으로 세미나 및 프로그램을 활용한 개발 교육을 한두 달 정도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세미나와 교육을 다니며 제가 해야 할 일을 배웠습니다.
회사는 DW(data warehousing)과 OLAP(online Analytical Processing) 쪽 개발을 하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던 회사였습니다. 지금 개념으로 Big Data 분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로 분석하기 위한 프로그램(Software) 금액만 1억이었습니다. 하지만 1996년에는 Software를 1억을 주고 사는 회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회사 경영진을 위한 화면개발을 해야 했기에 제가 전공한 경영정보가 회사에 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경영과 전산 관련 분야의 과목을 두루 배웠기에 이쪽 일과 맞았던 것입니다.
전산만을 중심으로 전공한 사람은 경영에 관련된 용어를 이해시키기 위한 교육이 따로 필요했으나 저는 양쪽의 용어를 대학에서 공부했기에 적합한 인력이었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배우고, Data 분석하는 방법 등을 배우며 관련 분야를 숙지해 나갔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이 사업에 대한 확장은 생각보다 잘 진행이 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제가 속한 부서는 과장, 대리, 저를 포함한 3명이 있었습니다. 당장 돈을 벌지 못하니 회사로선 계속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작은 회사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계속 투자하기는 힘들었던 거 같습니다. 결국, 제가 속했던 사업을 접는다고 결정되었습니다.
저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인 아이콘 만들기, Visual Basic이란 언어의 간단한 프로그램 개발을 해야 했습니다.
회사가 중점을 둔 사업은 Delphi라는 개발언어로 개발된 교육시스템 개발이었습니다. 같이 입사한 동기는 전산학과 출신으로 이미 개발 일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전 개발언어 Delphi도 새롭게 배워야 했습니다. 개발언어를 배운다고 바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습니다. 같이 입사한 동기는 이미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저는 바로 개발하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실력도 되지 않았습니다.
대표께서는 제가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고 싶냐고 물으시며 제가 교육받았던 회사를 소개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전 DW(Data warehousing)과 OLAP(online Analytical Processing)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회사 대표께서 소개해 주신 회사 실장님을 뵙고 면접을 봤습니다.
제 나름대로 첫 회사에 입사하고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포부가 있었습니다.
Data 분석업무를 잘 배워서 나중에 제 사업을 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Data를 분석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일이 저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대학 시절 재무관리 등의 수업을 좋아했기에 그 부분에 관련된 Data 분석 및 보고서를 만드는 업무는 제겐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그쪽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취업한 회사가 사업을 접게 되어 아쉬웠습니다. 계속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실장님을 뵈었습니다.
하지만 실장님은 회사를 나와서 따로 사업을 하실 예정이라 하셨습니다.
이제 시작할 회사여서 회사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으나 열심히 배워는 볼 수 있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전 입사한 회사에 근무하면서 작은 회사 말고 큰 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작은 회사와 큰 회사는 차이가 있고 장단점이 있습니다. 작은 회사는 회사 전체의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회사는 전체를 볼 수 있는 만큼 관리와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제겐 체계가 없는 게 불편했습니다.
특히,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여직원에 대한 처우는 저를 많이 불편하게 했습니다. 일반 직원들보다 일찍 출근하여 책상을 닦고 컵을 씻었습니다. 물론 여직원들은 돌아가면서 했고 그 총괄을 관리부서 여직원분이 하였습니다. 10년 이상 회사 생활을 한 그분의 관점으로 지도를 받고 사회생활을 하는 게 전 좀 힘들었습니다.
짧은 동안 그런 경험을 하였기에 이제 시작할 회사라면 더 불편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저는 그 회사도 안 갔습니다.
다행히 회사를 그만둔 시점이 대학을 졸업하게 된 2월이었습니다. 전 다시 입사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입사서류를 다시 넣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사 입사는 저에겐 쉽지 않았습니다. 입사서류를 넣고 시험도 보았습니다. 운이 좋아 입사서류가 통과되어도 시험에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은 저의 학벌이 많이 부족하여 입사서류가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어렵게 다시 입사했던 회사에선 6개월도 안 된 시점에 개발자로 실력이 없다고 잘렸습니다.
입사는 못 하고 프로그램 개발실력은 부족하여 백수가 되었습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시기였습니다. 당시 회사에 입사하여 재정적 안정이 되면 부모님 댁에서 독립하려고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없다고 회사를 잘리고 다시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야 했던 어찌 보면 저 스스로 느낄 땐 비참한 시기였습니다.
친구들은 취업하여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전 집에 있는 백수였습니다. 졸업 전에 취업했으나 진짜 졸업한 후엔 일자리를 얻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못 잡고 3년 정도를 보냈습니다.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기에 IT 일은 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시기는 있는 거 같습니다.
제겐 사회생활 시작 3년이 그랬던 거 같습니다.
특히, 20대는 자신에게 맞는 일이 무엇인지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일을 어릴 때부터 찾는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저같이 어떤 일을 하겠다고 계획을 잡고 대학전공을 선택하지 않았던, 얼렁뚱땅 대충 결정을 했던 사람은 쉽게 찾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IT 일은 나와 맞지 않고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한다고 계속 생각했던 이야기를 다음에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