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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 바라보는 관점 Sep 02. 2024

실력없다고 짤리다.

6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5개의 언어를 접하기만 하고 회사를 짤리다.

졸업전에 잠시 IT관련 회사에 취업을 했었습니다.      

정말 짧은 기간이었습니다. 그래도 IT쪽 일을 했다고 계속 이력서를 넣게 되는 회사도 개발 관련 회사였습니다. 아주 작은 회사에 몇 달 만에 겨우 취업할 수 있었습니다.      


인원은 사장, 팀장, 개발자 1명 있는 작은 회사였습니다. 추가로 뽑은 신입2(저를 포함), 경력1명을 충원한 회사였습니다.      


그 회사는 팀장의 개발 실력과 사장의 자본이 결합 되었던 곳 같습니다. 

1명의 개발자를 데리고 사업을 진행해 오다가 서비스 및 사업의 확장을 해보려고 추가 개발자를 더 뽑았던 거 같습니다. 운 좋게 그곳에 제가 취업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함께 입사한 다른 신입은 야간대학을 다니며 일을 했고 다른 경력자는 Daum에 있다가 입사하였던 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카카오에 합병된 Daum에서 초기에 개발을 하셨던 개발자였습니다. 이렇게 3명을 뽑아서 사업을 확장하려 했던 거 같습니다.      


회사는 자유로운 출퇴근을 하는 회사라고 하였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고 하였죠. 

하지만 실질적 출근 시간은 팀장이 출근할 때까지는 와 있어야 했고 퇴근은 팀장이 퇴근하기 전에 퇴근하면 눈치가 보이긴 했습니다. 팀장은 주로 10시까지 출근했고 퇴근은 기본이 저녁 9시 이후였습니다. 지금처럼 8시간 업무시간만 채워야 한다는 규정도 없었기에 출퇴근은 팀장이 출근 전 퇴근 후 하는 게 묵언의 규정이었습니다. 

저는 한창 배우는 시점으로 8시까지 출근해서 9시, 10시까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점심 먹을 때를 제외하고 거의 앉아서 지낸 기억이 납니다. 운동도 거의 안 했고 결과물에 대한 스트레스로 몸무게가 10kg정도 늘어 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개발 일은 친절하게 누군가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팀장은 두꺼운 Visual C++(프로그램 언어중의 하나) 책 하나를 주시면서 공부해보라고 하셨습니다.      

2주 가량 책을 보았으나 무슨 소리인지 모르고(프로그램언어 C가 객체라는 언어로 확장된 개념이였기에 당시 배운 적이 없던 저는 전혀 이해를 못했습니다.)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팀장은 다시 안 되겠다고 다른 책 Java 1.0 영어로 되어 있는 원서를 던져 주셨습니다. 원서여서 더욱 진도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개념을 모르니 개발은 더욱 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물도 나오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결국 잠깐이라도 해봤다고 하는 Visual Basic이란 언어로 개발을 하라고 업무를 주셨습니다. 화면 하나를 개발하게 되었고, Perl이란 언어로 메일 보내기 기능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였습니다. Perl이 그나마 제가 단기간에 결과물을 내놓아 던 언어였습니다.     

사무실에 혼자 남아 끙끙거리면 밤을 새워 가며 개발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나름 일찍 출근해서 매일 야근을 해가며 열심히 개발하였으나 결과물은 항상 시간 대비 초라했습니다.     

회사는 신규로 채용했던 인원을 점차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함께 입사한 동기부터 잘랐고 어느날 사장님께서는 저도 부르셨습니다.      

‘연씨는 열심히 하는 근성은 있는데 실력이 없어서 우리와는 계속 일하기 어렵겠어’라고 이번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작은 회사니 무작정 투자만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과물이 나와야 하고 그 결과물로 돈을 벌어야 회사가 운영되니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개발자는 짜를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당시 저는 개발실력은 결과물을 팍팍 내 놓을수 없었습니다. 개발 일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말로 이렇게 개발해라고 하는 부분을 후딱 후딱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습니까?     

학교 다닐 때 c언어를 배우긴 했으나 과제로 하는 프로그램은 팀으로 이뤘던 선배의 도움을 받아 진행 했었습니다.      

동아리에서 개발하는 것 역시 선배들이 알려주는 걸 복사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보는 수준이었습니다.      

자격증을 따겠다고 C언어를 배웠을 때도 강사분이 내주시는 예제를 타자 쳐서 결과를 확인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상태로 개발회사를 입사했고 회사는 체계적 교육을 시키는 곳이 아니였으니 결과물이 없었던 것이죠. 

생각해보면 팀장이 설명한 화면 및 기능을 개발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었습니다. 개발 자체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일인도 아니었기에 투자를 계속 할 수 없는 회사에서 잘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지금처럼 회사를 잘린다고 고용보험을 받을 수 있었던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회사를 잘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그때는 ‘개발일은 내 일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다른 일을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졸업하고 이력서에 한 줄 쓰여진 내용이 개발이다 보니 다시 입사하려고 기웃거리는 회사는 역시 개발 관련 회사였습니다.     


다시 입사지원을 시작할 때는 졸업 전에 입사했던 회사의 업무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졸업전 입사 했던 회사의 업무는 저의 전공과 조금은 관련이 있었기에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하였습니다. 

다음엔 졸업 전 입사한 회사 이야기로 돌아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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