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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 바라보는 관점 Nov 03. 2024

쫑이 이야기

나는 다른 집에 맡겨졌다.

쫑이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나는 쫑이를 안고 눈을 보며 쫑이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쫑이

나는 쫑이야.

내 주인이 나에게 지어준 이름이야.

난 사실 내 이름이 마음에 안 들어. 쫑이가 뭐야 쫑이가.

나처럼 이쁜 아이에게 이름을 좀 멋지게 지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난 내 이름에 항상 불만이야. 그렇다고 내가 내 주인을 싫어한다고 오해는 하지 말아 줘. 난 내 주인이 정말 좋거든.

암튼, 오늘은 산책을 나왔어. 너무 즐거워. 산책 나온 이야기부터 좀 얘기할게.’          

‘왕왕~~~캬~~~악~~~ 왕왕. 와 신난다’

주인은 나에게 목줄을 채워주었다. 산책하러 나간다.

난 산책이 너무 좋다.

나는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좋아했다.

‘왕왕~~~ 빨리 가자고요.’

민이가 늑장이다. 항상 그 녀석은 늑장이다.

그냥 좀 가만히 있지 산책 나갈 때마다 목줄을 문다.

드디어 민이도 준비가 되었다.

민과 나는 주인과 함께 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

킁킁킁…. 여기저기 냄새가 난다.

나는 앞으로 나갔다. ‘탁’ 목줄이 걸렸다. ‘왕왕…. 이 목줄 좀 빼줘. 난 가고 싶다고.’

난 빨리 앞으로 가고 싶다. 근데 이 줄이 짧다. 앞으로 갈 수가 없다.

난 산책을 엄청 좋아한다. 막 뛰고 싶은데 항상 이렇게 목줄에 걸린다. 불편하다.

주인은 가끔 저녁에 산책을 나올 땐 우리를 풀어 준다.

그럼 나와 민이는 뛴다. 둘 다 풀이 난 곳으로 뛰어간다.

풀이 난 곳에서 시원하게 작은 볼일을 보고 주인에게 다시 온다.

그럼 주인이 나를 만져준다. 그리고 난 또다시 뛴다. 밖에서 다른 어떤 녀석들의 냄새도 맡는다. 풀밭이나 기둥 등을 돌아다니면서 냄새를 확인한다.

근데 오늘은 주인이 줄을 계속 잡고 있다. 아직 환해서 그런 거 같다.

그래도 산책은 좋다. 킁킁킁. 걷다가 냄새를 맡았다. 나는 잠시 그곳으로 가서 나의 작은 볼일을 또 본다.

‘아니 오늘은…. 잠시만 큰 볼일도 필요하다…. 킁~~~ 시원하다. 왕~왕~’

나는 주인을 쳐다보았다.

“쫑아. 똥 쌌어? 잠시만 기다려.”
 주인은 준비해 온 뭔가로 나의 뒤처리를 해주었다.

민이 녀석 저 앞으로 간다. 나는 민이를 뒤따라 갔다.

주인은 우리를 데리고 걷고 있다.

‘왕~~왕~~’ 주변에 다른 녀석이 다가왔다.

난 계속 짖었다. 난 다른 강아지가 다가오는 게 싫다.

‘으~~~왕~~~ 으~~~ 왕~~~.’ 주인은 나의 목줄을 잡아당겼다.

주인은 결국 나를 안아버렸다. 안겨서도 나는 계속 짖었다.

‘저 녀석 맘에 안 드는 냄새가 유독 난다.’

다시 주인은 나를 내려놓았다. 우린 계속 산책을 했다. 매번 도는 산책로이다.

이곳은 익숙한 곳이다. 우리가 자주 산책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민이 녀석 또 낑낑대기 시작한다. 저 녀석은 걷기를 싫어한다.

주인 바지를 또 잡아당긴다. 나는 그냥 무시하고 걸어간다.

난 산책이 정말 좋다. 풀 냄새, 다른 녀석들의 냄새, 가끔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의 냄새. 이렇게 새로운 밖이 좋다.


오늘도 산책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산책한 후 주인은 우리를 씻긴다. 난 이 시간은 싫다. 물을 막 뿌린다. 정말 싫다.

난 몸에 물을 털었다. “쫑아 쫑아 잠깐만. 더 헹궈야 해.”

주인은 다시 나에게 물을 뿌렸다. 민이도 겨우 씻고 우린 씻는 곳에서 나왔다.

따뜻한 바람으로 털을 말려준다. 난 이 따뜻한 바람 앞에 있는 건 좋다.

주인은 빗으로 나의 털을 빗겨주며 바람을 틀어주었다.

나는 사람이 좋다. 나의 주인 무릎에서 엎드려 있는 게 난 좋다.

아니 난 사람들 무릎에 앉아 있는 게 좋다.

그러면서 가끔 산책하러 나가면 내 옆에 강아지들이 다가오는 게 싫다.

난 사람인데 자꾸 강아지들이 다가온다. 그래서 난 싫다.

물론, 나는 사람들을 올려다보아야 한다. 나보다 크기 때문이다.

오늘 산책은 역시 좋았다. 이젠 졸리다. ‘아~함~.’ 난 쿠션에서 잠들었다.



오늘 나는 주인의 차를 타고 처음 오는 곳에 안겨져서 내려졌다.

나는 사람들의 냄새를 맡아봤다.

주위를 돌아다녔다.

킁킁킁 주변을 냄새와 함께 탐색했다.

다른 강아지 냄새는 나지 않는다.

‘음~~~ 냄새가 좋은 이곳에 앉아야겠다.’

나는 냄새가 가장 좋은 사람 무릎에 앉았다.

사람들은 떠들기 시작했다.

“어머, 애 내가 좋은가 봐. 내 무릎에 앉았어.”

나는 떠드는 사람들의 소리 속에서 엎드렸고 잠시 눈을 감았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건 너무 힘들다.

주인이 일어난다.

“그럼, 잘 부탁드려요. 쫑이는 사람을 좋아해서 잘 있을 거예요.

키우기 전에 키울 수 있을지 먼저 키워 보는 게 좋아요. 3개월 잘 부탁드려요.”

주인은 나를 안지 않는다.

‘어? 왜 나를 안지 않지? 어디가?’

“왕~왕~” 나는 짖었다.

주인은 나를 두고 문을 나갔다.


나는 계속 짖었다. “왕~왕~왕~” 주인이 나를 두고 갔다. 나는 문으로 가서 짖었다.

사람들은 뭐라고 이야기한다.

“어머, 주인이 가서 짖나 봐. 쫑아. 이리 와.”

나를 다른 사람이 부른다. 나는 문을 한번 쳐다보고 나를 부르는 사람에게 갔다.

그렇게 나는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있게 되었다.

저녁에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이 또 왔다.

“혁아~~ 쫑이래 인사해.”

“와. 귀엽다.”

나는 혁의 냄새가 좋았다.

혁은 나를 만지며 안아 주었다.

혁이 앉았다. 난 혁의 무릎에 가서 엎드렸다.

“쫑이가 내가 좋은가 봐.” 혁은 말했다.

다른 아이가 나를 안았다.

“아니야. 쫑이는 나를 더 좋아해.” 준이 말했다.

준은 혁의 동생이다. 혁과 준의 가족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다.

주인이 이 가족에게 나를 맡기고 갔다.

나는 준에게 끌려가 준의 다리에 앉혀졌다.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엎드렸다.

사람들이 나에게 저녁을 주었다. 난 저녁을 먹고 사람들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다들 불을 끄고 각 방으로 들어갔다.

“쫑아. 잘 자”라고 말하면서. 한쪽엔 나의 방석이 놓여 있다.

나는 혁이가 들어간 방 앞으로 갔다.

방 앞에 엎드렸다. 깜깜한 거실에 난 혼자 있다. 주인은 나와 함께 잤다.

근데 이곳은 나를 데리고 방으로 가지 않았다. 나는 혁이 문 앞에서 잤다.

아침에 사람들은 일어나서 놀랐다.

“혁이가 좋나 봐. 혁이 문 앞에서 자네.”

“그래도 방은 안돼.” 혁이 말했다.

준은 목줄을 가지고 왔다.


“왕~왕~” 난 밖으로 나가는 게 좋다.

나는 신이 나서 빙글빙글 돌았다.

준과 준의 아빠, 엄마는 함께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혁은 어디론가 다른 곳을 가는 거 같다. 가방을 메고 혁은 먼저 나갔다.

나는 혁의 냄새가 마지막 난 문 앞으로 갔다.

준이 나를 불렀다.

“쫑아. 이리와. 형은 공부하러 갔어.”

나는 준이 앞으로 갔다. 준과 준의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목줄을 차고 준의 품에 안겼다.

밖으로 나와서 준은 나를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나는 앞에서 열심히 달렸다. 준은 따라서 뛰었다.

‘아~~~ 시원하다. 역시 밖이 좋다.’

나는 좀 뛰다가 걸으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킁킁킁…. 옆에 다른 녀석이 다가왔다. “왕~왕~왕~” 나는 오지 말라고 짖었다.

“쫑이는 다른 강아지를 싫어하나 봐.” 준이 말했다.

나는 다른 녀석이 다가오는 게 싫었다. 내 냄새를 맡는 것도 싫다.

‘어디 감히 내 옆으로 오려다니.’

주변엔 강아지들이 많았다. 나는 신경 쓰이고 피곤했다.

잔디밭에 가서 난 볼일을 좀 봤다.

그리고 다시 걷었다. 준과 함께 걸어 다닌 곳은 강아지들이 많았다.

준 가족은 나를 데리고 한참 돌았다. 나는 다른 강아지 냄새를 추적하면서 돌아다녔다.

어두워진 상태에서 가족들은 집으로 갔다.

나를 안고 준이 화장실로 갔다. “쫑아. 우리 씻자.” 준은 나에게 물을 뿌렸다.

‘으악~’ 준은 나에게 물을 막 뿌렸다.

서투른 손놀림과 막뿌리는 물로 난 코에 물이 들어갔다.

나는 기침을 몇 번이나 했고 코에 물을 털어냈다. 중간에 털을 한번 털었다.

“으악. 쫑아 털지 마.” 준이는 소리를 질렀다. 샴푸 거품이 준의 얼굴에 잔뜩 묻었다.

준은 처음 강아지 목욕을 시키는 것이었다. 준이 갑자기 웃었다.

“엄마, 쫑이가 나한테 샴푸를 다 튀었어.”

준의 엄마는 문밖에서 “너도 씻고 나와.”라고 말했다.

준은 나에게 물을 또 뿌렸고 나는 문 앞으로 내놓아졌다.

준의 엄마는 나를 받아 물을 털어주었다.

준의 아빠가 내 털을 말려주었다.

산책에 목욕했더니 피곤하다. 난 엎드려 눈을 좀 감았다.


준과 혁의 집에서 생활이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아침이 되면 이 집 식구들은 다들 나가고 없다. 그럼 나는 혼자 집에 있다.

아니다. 누군가 이 집에 살지 않는 사람이 온다. 그리고 준이를 챙긴다.

준이 할머니라고 한다. 준이 ‘할머니’라고 부르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준의 할머니는 이 집 식구들이 나가고 나서 온다.

나는 그전에 실컷 잠을 잔다. 잠을 자고 있으면 준의 할머니가 온다.

난 역시 할머니 무릎에 앉는다. 할머니는 나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느 날 주인이 다시 왔다. ‘왕~왕~왕’ 나는 너무 반가웠다. 주인의 무릎에 얼른 올라가 앉았다. 주인은 나를 만져주었다. 역시, 내 주인의 손길이 편해.

“일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왔어요.” 주인은 말했다.

“준이 일찍 데리고 가면 안 된다고 난리네. 준이가 엄청 좋아해.” 준의 엄마가 말했다.

“약속한 3개월 후에 데리고 갈게요.”

“쫑이가 너무 사랑스러운 행동을 많이 해. 정말 우리 집 식구 모두 반했다니까.”

“쫑이가 사람을 잘 따르죠! 사람을 좋아해서. 강아지 키우기 전에 키울 수 있는 경험해 보는 게 좋다니까요.”

“응, 덕분에 미리 많이 배우고 있어. 목욕과 양치질을 준이가 잘 시키고 있어. 산책도 하니까 덕분에 우리도 밖에 자주 나가고.”

난 주인 무릎에서 편안히 있었다. 근데 주인이 나를 그냥 놓고 간다.

“그럼 2개월 후에 데리러 올게요. 약속한 거니까, 준이 속상하지 않게 지킬게요.”

주인은 이렇게 말하고 그냥 갔다.

난 이 집에서 또 지냈다.


내 짐을 다 정리하고 나를 이 집 아빠가 안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 ‘왕~왕~’ 밖엔 내 주인이 있었다.

“그동안 감사합니다. 쫑이 잘 돌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인은 나를 안으며 준이 아빠한테 인사했다.

“아니에요. 쫑이 덕분에 우리도 즐거웠어요.”

나는 주인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들어가니 ‘킁킁..’ 역시 내 집 냄새가 좋다.

‘어라. 민이 이 녀석 상태가 왜 이래?'


나는 쫑이한테 자기가 다른 집에 맡겨졌던 이야기를 들었다.

쫑이 주인이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간다고 해서 쫑이의 이야기는 더는 듣지 못했다.

뭔가 민이가 문제가 생겼었나 보다.

난 쫑이가 마지막에 한 말이 자꾸 떠올랐다.

다음에 쫑이 주인을 만나게 되면 민이에게 물어봐야겠다. 민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쫑이와 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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