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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 바라보는 관점 Dec 17. 2024

부부란

부부란 정의

부부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부부(夫婦)란

부부(夫婦)

명사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 [출처 : 네이버 사전(표준국어대사전)]     


부부

부부(夫婦)란 결혼한 남녀로 남편과 아내를 말한다. 순수한 한국어로 가시버시라는 말은 부부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다. [출처 : 위키백과]

https://w.wiki/_qgBM


사람들이 결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사랑해서, 집을 벗어나고 싶어서, 경제적으로 편해지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서, 좋은 집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등등.

그들이 선택하는 이유로 결혼을 한다. 그리고 부부가 된다.


부부가 된 후에도 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이유 역시 다양하다.

부부가 서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부부마다 다르다.

즉,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용납하는 수준이 있다.

남편이 혹은 아내가 돈을 벌기 때문에,

남편이나 아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이나 아내의 집안이 좋으므로, 남편이나 아내의 재력, 아이가 생겨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등등 서로 용납해서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      


반면에 용납할 수 없는 각자의 기준도 있다.

어떤 이는 양가의 부모를 용납할 수 없다.

어떤 이는 서로의 외도를 용납할 수 없다.

어떤 이는 서로의 낭비와 경제관념이 없음을 용납할 수 없다.

어떤 이는 서로의 이기심을 용납할 수 없다.

서로 용납 가능한 수준이 벗어나면 이혼이나 헤어짐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와 남편도 비슷하다. 서로 용납하는 수준이 있고 불가한 수준이 있다.

각자의 삶을 살던 우리가 부부가 된 계기는 아이였다. 부부가 되고 아이를 갖길 원하게 아니라 아기가 우리에게 옴으로 부부가 된 경우다.

아이가 우리 부부 삶에 옴은 축복이었다. 아이가 부부인 우리 두 사람에게 와 줌으로 삶이 얼마나 충만해졌는지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


Daria Obymaha님의 사진

단지, 우리는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 없이 부모가 되었고, 부부가 되었다.


부부란 관계에 대해 남편은 특히 깊은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주변의 다른 이들이 살아가는 삶 혹은 자신이 보고 자란 부모님의 부부생활을 본인 삶에 적용하려 했다.

즉, 자신이 살아왔던 삶에 아이와 아내가 추가되었을 뿐이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부부의 삶을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두 사람이 함께 부부가 된다는 사실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각자의 가족들과의 관계, 각자의 친구들과의 관계, 각자 지내온 사람들과의 관계의 조율이 필요하다.

특히, 남편은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이 부부로 살아가기 시작하는 시점엔 더 없었다.


아이를 낳고부터 우리 부부는 이 부분에 대한 차이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남편은 아내와 자신의 어머니 관계를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 몰랐다.

자신을 통해 연결고리가 생긴 아내와 자신의 어머니는 서로 각자인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직, 자신만 아내와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있고, 자신만이 자신의 어머니와 이해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내와 자신의 어머니는 서로를 알아가거나 이해할 시간적 기회도 별로 없었다.


아내인 나는 남편의 어머니를

단지, 사귀는 동안에 잠깐 식사자리에서 한번 보고, 상견례 때 한번 보고, 남편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셨을 때 잠시 뵙고, 남편의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서 뵌 게 다였다.

우리 부부는 결혼식을 준비하던 중 남편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우리 부부는 부부가 되기 전 서로에 대해서도 알아가기 위한 시간도 1년도 안 된 시점이었고, 각자의 가족에 대해서는 더욱 몰랐다. 서로 알아가며 결혼 준비 중에 남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다.

남편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해서 그래서 더 각별했다.

하지만, 자신에겐 아내와 어머니가 각각 소중한 사람이었으나 자신을 통해 연결된 두 사람이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아이를 낳은 아내의 산후조리를 해주겠다고 하신 부분을 거절하지 않은 부분부터 시작되었다.

아이를 낳은 아내가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지내게 되는 불편에 대해서 남편은 몰랐다.

나는 편하지 않은 관계에서는 어떤 부탁도 잘하지 않는 편이다.

남에게 잘 기대지 않는 나는 남의 도움을 잘 받지도 않는다.

뭔가 정말 절박해야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었다. 그것도 정말 편하다고 생각한 사람이거나 내 상황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에게서만 받았다.

나는 산후조리를 남편의 어머니가 한다는 불편함에 대해서도 남편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남편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도 했다.


산후조리원에서 2주를 보내고 나와 집에서 잠시 도우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다가 남편의 어머니가 왔다.

남편의 어머니는 자신이 40년도 전에 키운 방식으로 아이를 돌보려 하셨다.

난 불편했고, 일주일을 지켜보던 남편 자신도 뭔가 불편했다.

남편은 자신의 아내가 불편하지만 표현하지 않는 모습과 자신의 어머니가 다리도 불편하신 상태에서 고생만 하시는 거 같았다.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남편은 자신의 어머니는 어머니 댁으로 모셔다 드리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머니 짐을 챙겨 모셔다 드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남편이 중간에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와 남편 어머니는 어떤 불편함과 편함도 이야기 나눠보지 못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나는 남편이 잘 설명을 하여 자신의 어머님 댁에 모셔다 드린 줄 알았다.

왜 갑자기 짐을 싸고 자신의 집으로 자신을 데리고 왔는지에 대한 어떤 설명을 남편의 어머니는 듣지 못하셨다. 단지, 자신의 어머니를 어머니 집으로 모셔다만 드리고 돌아온 남편이었다.


나는 나의 부모에게도 전화 연락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나의 엄마는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러나, 남편의 어머니는 모른다.

남편의 어머니는 어느 날 전화를 내게 하셨다.

‘내가 뭘 잘못해서 연락을 안 하니?’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안녕하세요. 어머니 제가 원래 전화 연락을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그리고 어머니가 뭘 잘 못 하시다니요? 그런 거 없어요.’라고 가볍게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중에 남편에게 물으니 남편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그냥 온 것이었다.

나는 남편의 어머니와 서로 알아갈 정도로 시간을 가져 보지도 시간적이 여유도 없었다.

나는 남편에게 남편 어머니께서 잘 이해할 수 있게 상항을 설명하고 오해를 풀어 놓으라 했다.

Alex Green님의 사진

하지만, 남편은 알고 보니 이런 상황 설명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특히, 자기 생각, 상황 설명, 다른 사람의 의견 전달 등을 떠들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 필요성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런 우리 부부는 관계를 특정 시점에 새로 정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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