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보우 Sep 16. 2023

기분이 안 좋을 때 반드시 봐야 할 그림

민보우식 그림멍의 원리와 하는 법

   

지금 감정은
어느 순간
흩어지다가
옅어지다가
없어진다



기분 안 좋을 때 그림멍 하는 법


1단계 책상에 붙여놓은 그림을 본다
2단계 '불쾌, 불쾌, 불쾌'라고만 되뇌인다.
3단계 첫 번째 그림을 보며 지금 내가 가진 느낌을 그대로 느껴본다.
4단계 그림을 순서대로 보며 지금 감정도 이렇게 흐려진다는 걸 느껴본다.
5단계 하던 일로 돌아간다.


단계별 안내 


1단계 그림을 봐야 하는 이유


 불쾌한 느낌이 들 때는 감정이 동요되어 쉽게 안정을 찾기가 힘들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가라앉히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호흡에 집중하거나 불멍, 물멍 등 어떤 대상에 집중함으로써 감정을 차분하게 한다. 그림멍도 그림에 집중하여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그링멍은  준비가 간단하다. 원하는 그림을 책상 위에 붙여놓거나 휴대폰에 저장하면 언제 어디서나 그림멍이 가능하다. 그림멍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이미지 트레이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원하는 메시지가 담긴 그림을 보면 글로 보는 것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2단계 불쾌, 불쾌라고 반복하는 이유   

          감정의 단순화 - 유쾌 혹은 불쾌 


  식당의 메뉴가 한 가지뿐이라면 의사 결정의 시간은 좀 더 빨라진다. 마찬가지로 감정도 단순화시키면 감정 인지와 처리 속도를 빨라진다. 감정에는 즐거움, 만족, 화남, 초조, 놀라움 등 종류가 다양하지만 단순화시키면 유쾌와 불쾌로 나뉜다. 어떤 느낌이 들 때 그것에 이름을 붙이지 말고 오히려 유쾌인지 불쾌인지로만 나눠보자. 만약에 기분 나쁜 느낌이라면 '불쾌, 불쾌, 불쾌'라고만 되뇌인다. 이 부분은 그림멍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감정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그 외에 생각을 추가지 않아야 한다. 감정에 생각을 더하고 증폭의 과정을 거쳐 맴맴돌게 되면 더 크고 많은 감정을 발생시켜 더욱 제어하기가 어려워진다. 그것은 산불이 났을 때 불길이 번지도록 뒀다가 끄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3단계 지금의 감정에만 집중한다


 2단계에서 단순화시킨 '불쾌'를 3단계에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기로 한다. 여전히 주의점은 생각이나 감정을 추가해서는 안된다. 첫 번째 그림을 보면서 지금 내가 가지는 감정 그대로를 느껴보자. 그림에서 보이는 나무, 바다, 하늘과 같이 지금 내 감정도 살아있고 선명하다. 그 감정은 날카롭고 예리하게 나를 찌르고 때로는 뭉툭하게 나를 짓누른다. 어떨 때는 가슴에서 비가 내리는 듯한 절절함이다. 이 느낌이 온몸으로 퍼지거나 심장만 뜨거운 느낌일 때도 있다.


 지금까지 잘 따라왔다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은 생각이나 기억을 첨가하지 않은 순수 느낌이다. 다시 말해 원인 찾기나 판단, 의미 부여 등을 하지 않은 '불쾌'의 원석 그 자체이다. 누구의 탓도 아니고, 어떻게 돼야 하는 것도 없다. 상황 판단을 할 필요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 생각은 불쾌한 느낌이 없어진 다음 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감정을 없앤다음 생각을 하면 더욱 명료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4단계 그림멍 하는 다양한 방법


 첫 번째 방법은 그림이 주는 메시지에 집중한다. 네 개의 그림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생각해 본다. 이렇게 똑똑하게 느껴지는 감정은 어느 순간 사라진다. 평생 한 감정만 유지하는 사람은 없다. 좋았던 감정도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희미해지듯이 안 좋은 감정도 무조건 사라진다. 흩어지고 옅어지다가 사라진다.

 두 번째 방법은 그림으로 감정을 환기시키는 방법이다. 지금 감정의 몰입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을 해봄으로써 감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나무가 핑크색이네, 바다네, 하늘은 그라데이션되어 있네' 등 관찰 가능한 사실을 가볍게 관찰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사를 옮겨간다.

 세 번째 방법은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쳐다보는 방법이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팀은 성인 남년 35명을 대상으로 멍 때리기 실험을 했는데 이 결과 모든 참가자의 혈압과 심장 박동수가 안정되었다. 게다가 창의성과 관련된 뇌 부위의 활동이 증가하고, 문제해결능력과 연관된 전전두엽 피질 영역이 활성화되었다. 할 수만 있다면 멍때리기로 뇌를 잠시 OFF했다가 켜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5단계 하던 일로 돌아간다

 

 지금까지의 단계가 복잡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전체 단계를 하는데 실제로는 1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림멍을 하다가 관심사에 따라 주의 집중을 자연스럽게 옮겨가도 좋다. 하던 일을 그대로 하거나 다른 일을 해도 좋다. 이때 나의 감정이 차분해졌는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불편해진 감정은 확대, 재생산만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캐나다 퀸즈대 조던 포팽크 박사팀은 인간은 1분마다 평균 6.5번 생각을 바꾸고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하루평균 6200번의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생각은 감각, 기억, 감정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민보우식 그림멍으로 갓 올라온 따끈한 불편감을 빠르게 처리하고 강렬한 감정 하나에 사로잡히지만 않는다면 감정은 언제든지 오고 가고 당신의 하루를 한 가지 감정으로 망치게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전 03화 디지털디톡스 절대로 하지 마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