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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보우 Feb 25. 2024

날씨가 궂은날에, 너에게


일주일 동안 머문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고 싶었지만 하늘이 허락해주지 않았어

예보는 눈인데 삼일정도 비가 오다가

눈을 포기할 때쯤 이틀 내내 눈이 왔어

난 눈을 좋아한다고.

바람이 쌩쌩 불었지

그것까지 사랑할 순 없었지만.


맛집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거절하지 못해

신발이 다 젖도록 절퍽한 길을 걸어야 했지

그래봤자 20분정도였을텐데

눈이 싫어질뻔했어


내 플랫슈즈는 물먹은 종이마냥 힐렁힐렁거리더니

날렵하던 라인이 다시 살아나지 않았지

덕분에 튼튼한 신발을 새로 사게 됐어

구두인지 운동화인지 모를

편하면서도

튀지 않는 신발.


눈을 싫어하긴 힘들겠어

아무래도 일출보단 새 운동화지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어갔는데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주차장이 없어졌네?

나 신기한 일이 많은 나라에 살고 있는 것 같아


네가 있는 곳은 어때?


너도 따뜻하게 보내

네가 있어야만 세상이 따뜻하니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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