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어썸머 Feb 22. 2021

w=fs


우리는 학교에서, 기초 물리로 에너지는 힘과 거리의 곱이라는 공식을 배웁니다.

힘을 들인 시간 또는 거리만큼 에너지로 변한다는 거겠죠.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여러분은 어떤 경우에 에너지를 만들고 받고 나누고 쓰게 되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들여 모여서 이야기하고, 같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을 받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힘 X 사람들과의 시간 = 에너지가 되는 거지요. 물론, 가끔은 그런 하루를 보내도 오히려 힘이 빠져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은 날도 있지만요. 대부분의 경우 좋은 에너지를 받습니다.


유썸은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운이 좋은 것일 수도, 끼리끼리 모인다는 옛말이 틀린 것 하나 없다의 실체적인 예일 수도 있습니다.

뮤지션도, 스탭도, 거래처도, 협력업체도, 심지어 건물주도, 단골 가게 사장님들도..

나름 꽤 업계 장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좋은 사람들만 거르고 걸러서 함께 일하기 때문일까.. 도 싶습니다.


오늘은 하루치의 힘과 시간을 함께 나누어 쓰는 스탭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뮤지션 분들의 더 디테일한 소개는 앞으로 계속 할 테니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은 스탭만!)



먼저 kookin 님,

뮤지션이라는 이중인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다른 스탭들이 길을 고 방황할 때 뮤지션의 입장을 대변하여 옳은 방향의 횃불을 켜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출근길에 가끔씩 따끈한 베이커리를 사 와 나누어 주는데, 모든 베이커리가 버터 맛이 강합니다. 음향과 유튜브 생중계 등의 신세계 업무를 도맡아 주어 다른 스탭이 그쪽 공부는 등한시해도 됩니다. 라이브 영상 음원의 녹음과 믹스도 완벽하게 담당해 주고 있어 역시 또 그쪽 공부는 안 해도 됩니다. 특별히 가리는 것 싫어하는 것이 없고, 먼저 한 번 더 다른 이들의 생각과 입장을 생각해 주고 있어, 바빠서 놓치는 부분들이 있을 때마다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사진 제목 : 한국인의 사무실 일상



lue 님,

오늘 초보 타로꾼이 본 타로 결과에 따르면 성격이 불같이 급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격이 생각만 많은 다른 스탭들을 채찍질하기에 너무 좋습니다. 한마디로 유썸의 이랴~꾼입니다. 영상도 잘 만들고, 아이디어도 계속 샘솟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우선 참고 혼자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헤헤 웃으면 그 일은 더 이상 심각해지지 않게 하는 기분 좋은 웃음의 소유자입니다. 모든 업무를 두루두루 다 잘해서 칭찬할 것 투성이라, 사람 맞나? 싶습니다. 신기하게 생채소, 과일, 견과류에 알러지가 있어 먹지 못합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진짜 외계인 같아 보이긴 했습니다.


사진 제목 : 내 인생 / 사진 : 이 청



그리고 3월부터는 새로운 유썸이 되어 줄 두 분이 더 오기로 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긴 하지만, 자기소개서부터 사람을 반하게 만드는 완벽한 작정을 보여줬습니다. (요즘 대학교에서는 자기소개서 학점도 따야 하는 건가요 혹시?) 한 분은 현재 가요 작사가로도 활동하고 있고, 또 다른 한 분은 이미 공연 기획으로 팀을 이끌었던 분입니다. 실력은 이미 검증된 것 같고, 그저 유썸의 스탭으로 우리와도 잘 놀아줄까.. 만 3초 정도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전혀 못 보고 있던 새로운 길이 있다고 얘기해 줄 수도 있겠죠. 늘 해오던 일들에 '왜요?'라고 질문을 던져줄 수도 있고요. 신문물에 대한 해박함으로 앞에서 당기고, 뒤에서 밀어줄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좀비가 등장하는 세상이 되었을 때 두각을 나타내는 독특한 유전자의 소유자일지도, 말 못 하고 숨겨 놓은 초능력이 있을지 또 누가 알겠어요.


이런 스탭들과 매일 농담과 일을 섞은 대화를 끊임없이 나누고,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기발함에 열광하다 보면 어느샌가 날이 저물고 창밖은 어두워져 있지만, 사무실에는 에너지가 가득 찹니다. 이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면 태양광 부럽지 않은 전력이 발생할 것만 같습니다.


요즘의 유썸은 이렇게 참 조용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그림 조각을 맞춰보고, 내가 한 말과 네가 한 말이 잘 맞는지 따져보고 재보고 하는 시끄러운 사무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단어라도 각자 상상하는 것이 다르니, 얼굴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정확한 의사결정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하지만, 새로 함께할 분들은 아직 한 번밖에 못 만나봐서 여전히 저에게는 좀비물의 히어로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빨리 함께 일하고 싶으면서 3월부터 나와 달라고 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 아 보고 싶네...)





by nina

작가의 이전글 어떤 라이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