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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김 Jul 28. 2024

#9. 이 쿠키도 두 번, 나도 두 번

-비스코티 편-

 옛 속담에 그런 말이 있지.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고. 내 삶에서는 이 속담은 납득할 수 없었어. 이유는 딱 하나야. 난 그만큼 노력할 여유가 없었거든.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 속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 그런데 여러 번의 시험을 치르며 어쩌면 저 속담이 내 삶에 어울리지 않나 싶더라.


 이탈리아식 쿠키, 비스코티는 내가 좋아하는 쿠키 중 하나야. 비스코티는 통째로 구운 반죽을 잘라 다시 한번 구워 바삭하고 오독한 식감이 매력적인 쿠키지. 밀가루 대신 통밀가루로 만들어도 맛있고, 버터대신 오일류를 넣어도 맛있어. 다양하게 시도를 해도 항상 맛은 보장된달까.

 내 짧지만 긴 인생은 합격의 순간보다 불합격의 순간이 많았고 노력보단 포기로 얼룩져있었지. 그 시간들을 무시하기엔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었어.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은 나였지만 결국은 어느 분야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본 적이 없었거든.

 난 그래서 남들을 동경했어. 끝없이 비교했고, 한없이 우울했어.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들을 버리려고 해. 물론 한 번에 버릴 수는 없겠지. 그런데 노력도 안 하고 남들이 노력으로 이룬 것들을 붙잡고 늘어지기엔 나 자신이 부끄럽더라. 그래서 나도 노력해 보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를 끝으로 여러 자격증도 취득했어.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나가고 싶은 내 꿈은 지금은 하나로 좁혀지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방면에서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게 내 인생의 최종 목표야.


 비스코티는 두 번 구워야 맛있는 것처럼, 우리도 최소 두, 세 번은 도전해 봐야 빛을 보지 않을까? 한 번 시도해서 안되면 두 번, 세 번은 해보는 거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면, 언젠간 끝을 볼 거거든. 이 이야기는 수도 없이 불합격을 맛본 나 자신에게, 그리고 지금 열심히 꿈을 항해 달리고 있는 내 친구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야. 그 애가 내 글을 볼지 모르겠지만, 우리 다음에 또 만나기 전까지 잘 지내보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매일을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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