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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김 Jul 14. 2024

#7. 파사삭 부서지는 내 멘탈(1)

-제과 실기 편-

 작년에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기 위해 무작정 제과기능사 학원에 다녔어. 평소에 디저트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했으니까 열심히 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약 3개월 간의 과정 동안 스무 가지의 품목을 배우고 실기 시험을 봤어. 그땐 몰랐지, 내가 여러 번 실기 시험에 도전할 줄은.


처음 본 실기 시험 품목은 타르트였어. 결과는 정말 최악이었지. 학원 선생님이 나는 타르트나 파이류만 아니면 다 잘할 거라고 하셨었는데 타르트가 나와버렸어. 그래도 공정은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데 웬걸, 버터와 계란의 온도가 맞지 않아서 분리가 난 거야.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어. 그래도 반죽을 완성시켜 냉장고에 넣어 휴지 했어. 그러는 사이에 타르트 안에 들어갈 아몬드 필링을 만들고 약 30분간 휴지 시킨 내 반죽을 꺼내 성형을 시작했어. 시계를 보니 약 1시간이 남았더라. 손이 덜덜 떨리지만 속으로 기도하며 팬에 맞게 성형했어.

실기 학원에서 연습한 타르트

 선생님께서 나한테 타르트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한 이유가 여기서 드러났지. 난 손이 좀 느린 편이고 반죽은 힘이 없고 그래서 빠르게 성형이 불가한 거였어. 엉망으로 성형된 타르트 지를 보며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했고 필링을 채워 예열된 오븐에 넣었지. 그 사이에 완성된 타르트 위에 발라야 할 퐁당을 만들었고 제발 잘 익기만을 기도했어. 하지만 내 간절함은 닿질 않았지.

 약 20분간 구웠을까, 시간은 5분 남은 상태였기에 급히 꺼내 퐁당을 바르고 제출했어. 결과는 그 자리에서 실격처리를 받았지. 감독관이 내 타르트를 잘라보더니 부르더라고. 그리고 보여주며 "안 익은 거 확인하셨죠? 실격입니다."라고 자리로 가서 청소하도록 보냈어. 그때, 내 심정은 말도 못 해. 버스를 타고 집까지 1시간 넘게 가면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았지. 멘탈이 완전히 갈렸거든. 몸도 마음도 이미 지친 상태에 그 많은 짐을 가지고 버스까지 타고 집에 가니까 속상한 거야. 그렇게 내 첫 실기는 눈물 바람으로 끝이 났어.


학원 수업에서 만든 롤케이크

엉망진창 첫 실기가 끝나고 다시 재접수를 했어. 두 번째 실기는 소프트롤케이크가 나왔는데 공정은 나름 완벽하게 잘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반죽을 만들다 보니까 재료인 물이 하나 남아있는 거야. 그때 내 심정은 말로 표현 못해. 결국 급하게 넣고 감독관이 반죽 온도를 재러 왔을 때 속으로 빌었어. 그러나 낮게 나온 내 반죽 온도에 나는 실망했어. 게다가 평탄화도 문제였지. 평탄화는 말 그대로 반죽을 평평하게 만들어 높이가 균일하게 나오게 하는 과정인데 한쪽 반죽이 너무 많았는지 롤을 말 때 모양이 무슨 방망이 모양이더라. 그래도 1분 남기고 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난 그날 시험장에서 나왔어. 어리석게도 마음속에서는 쓸데없는 기대가 컸지. 그리고 그 기대는 결국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왔어.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 끝까지 달려보고 싶었고 할 수 있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도전했어. 그리고 이 생각이 시험 지옥의 시작이었지. 과연 나는 몇 번째 시험에서 붙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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