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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김 Jun 30. 2024

#5. 뭐야, 이거 알고 보니 별거 없네!

-스콘 편-

 난 사실 이 세상 모든 디저트와 빵에 관심이 있진 않아. 내가 자신이 없는 건 잘 안 만들거든. 그중 하나가 스콘인데, 맹세코 몇 달 전까지 단 한 번도 스콘을 만들어서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어!


 

 다이소에 갔는데 야채 다지기가 있더라고. 그걸 보니 문득 '이걸 이용해서 스콘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스크래퍼를 이용해 만들 수 있지만 손에 열이 많은 편이라 버터가 쉽게 녹더라고. 그럼 질척거리는 스콘 식감이 나와서 항상 실패했지.

 어떻게 보면 다지기도 푸드 프로세서랑 같은 원리지 않을까? 단지 수동이냐 자동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해서 한번 사봤어.

  전날에 미리 만들어놓은 캐러멜 소스를 넣어서 만들었는데 확실히 다지기로 반죽하니까 반죽이 안 녹아서 너무나 기뻤어! 그리고 구워서 캐러멜소스를 뿌리고 버터 한 조각 콕 올리니 너무 만족스러운 비주얼의 스콘이 나왔지. 그때 든 생각이, '뭐야, 스콘 알고 보니 별거 없잖아?'였어. 친구한테 선물해 줬는데 맛있다는 말에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행복했어.


 난 항상 베이킹을 하면서 인생을 배워가. 그리고 이번에 스콘을 만들면서 깨달은 건,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그때 포기하거나 힘들어해도 늦지 않다는 거야.

 난 진짜 스콘을 싫어했어. 내가 만들 때마다 스콘은 식감도, 맛도 다 별로였거든. 그런데 만약 내가 그 이후로 포기하고 다이소에 흔히 파는 야채 다지기로 만들어봐야지라는 생각조차도 안 했으면 이렇게 맛있는 스콘을 선물조차 못했을 거야.

 다시 한번 포기하지 않은 나, 참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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