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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김 Jun 20. 2024

#4. 고마운 인사를 담은 디저트

-스모어쿠키 편-

 몇 년 전 12월에, 난 잠드는 게 너무나도 무서웠어. 진짜 별의별 악몽을 다 꿨거든. 그래도 어떻게 잠을 안 자고 사람이 버티겠어. 차라리 푹 자도록, 몸을 힘들게 하는 걸 택했지.

 그렇게 하루하루 바쁘게 보내던 날에, 어느덧 크리스마스 전 주가 되어버린 거야. 내가 일했던 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에 무리했던 때가 기억나네. 그 덕분에 이틀간 잠은 잘 잤지만 스모어쿠키 특유의 단내로 좀 괴로웠지.


 스모어쿠키는 아메리칸 쿠키스러운 반죽 속에 마시멜로우가 있는 쿠키야. 스모어는 'some more(조금 더 줘)'라는 말에서 만들어진 이름이야. 스모어에는 통밀 크래커 사이에 구운 마시멜로우가 들어가. 스모어쿠키 속에 들어가는 마시멜로우가 여기서 시작된 게 아닌가 싶어!

 미니 오븐으로 성인 주먹만 한 크기의 쿠키를 60개 이상 만들기에는 무리가 있었어. 하나당 적어도 15분 이상 구웠어야 했는데 3개씩 밖에 못 구웠거든. 그래도 나를 사랑해 주는 센터 아이들이 고마워서 해주고 싶었어. 햇살 같은 그 아이들 덕분에 방황하던 내가 좀 더 성장하기도 했거든.


 어쩌면 그때 내가 꿨던 꿈들은 여러 차례 무언갈 포기한 내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꿨던 것 같아.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했으니까.

 그 시행착오들이 비록 잠 못 들게 했지만, 괜찮아. 지금의 나는 저 쿠키를 만들던 날을 시작으로 내게 가치 있는 일을 찾아가고 있기에. 오히려 그때 아동센터 아이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어. 고맙다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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