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드레 Apr 27. 2022

송글송글 피어나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담긴 사랑 이야기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뷰


사랑은 송글송글 피어나는 찬란함과 빛남의 수많은 꽃송이가 모여들어 피어오름과 시듦이 정해져 있는 하나의 꽃다발이 된다. 선물 받을 땐 기쁘지만 원상태로 보관을 하기엔 정말 힘든 꽃 한 올 한 올, 긴 기간을 쌓아 올려 본원의 꽃을 모아 모아 사랑으로 물들이고 수많은 시간을 지나 꽃다발 같은 우리를 남긴다. 그렇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는 바래진 꽃다발처럼 그 자리에 남아있다.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사람과 그를 둘러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보다 현실적인 사랑을 향기롭게 표현해 로맨스를 담백하게 담아내어 인상적이다. 아리무라 카스미와 스마 마사키의 호연이 빛나는 영화이다.


거품처럼 몽글몽글.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인연은 무수한 공통점의 발견으로 인해 거품처럼 크기를 키워간다. 진지한 만남으로 번져 가면서도 끊임없이 이어가는 사랑은 현실의 벽 앞에 부딫히며 조금씩 변화를 맞이하기 시작한다. 서로의 패턴이 달라지며 겪게 된 서로의 모습은 실망감으로 가득차고 만다. 배려로 인해 보이지 않았던 불편한 점들이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인해 차이를 만든다. 그렇게 한겹, 두겹 쌓아 올리던 두 사람이 이별을 결심하게 된 건 아마 과거를 돌이킬 수 없는 현재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너무 달라진 서로의 현재는 과거와 정말 많이 달랐으니 이제는 놓아주어야 할 때를 알게 된 것이다. 거품은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극명하게 드러내지만 물로 쓸어내리면 사라지고 만다. 사람의 마음은 거품과도 같은 흔적을 남기며 사라지고야 만다. 


시작이란 건 끝의 시작



추억은 송글송글.

저마다의 기억, 추억, 감정. 같은 것을 보아도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지게 되는 건 어쩌면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변했다고 느끼게 되는 것들은 아마 같은 것을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상하지 않게 또 시들지 않게 노력한다. 웃음꽃이 피어나며 사랑의 끓음이 최고치인 하루하루를 보내며 사랑의 흔적들로 채운다. 하지만 삶의 무게와 사랑의 무게가 시간이 지나며 조금의 변화를 불러온다. 같이 웃거나 울면서 좋아하던 것을 공유하던 지난날의 우리는 삶의 무게에 밀려 보지 못했던 서로에 대해서 짐작하기 시작한다. 하지 않던 것들을 서로에게 행하기 시작하면서 관계의 금이 가고 있었다. 어쩌면 맞지 않았음에도 맞으려고 노력했던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면서 이들의 사랑이 헤어질 때도 사귈 때도 같은 마음인 것처럼, 가장 즐거울 때 끝난 이들의 이야기가 길거리에서 만나더라도 손 흔들어줄 수 있는 관계가 된다.



밀려드는 마음의 추억

연애의 유통기한을 생각하면 관계의 시작을 하기가 두려울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당연한 감정이지만 막상 경험하면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선명한 사랑과 추억의 힘은 시간이 지나도 또렷하게 생각나는 법이다. 사랑의 존재 유무를 떠나 사랑 자체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에 한 명의 외로움보다 두 명이 외로움이 더 크더라도 하게 되는 게 사랑의 힘이다. 찬란하고 반짝였던 꽃다발이 시든 채로 포장지만 남게 되더라도 꽃다발을 사는 것처럼 그것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찬란하니까. 그 당연함의 사랑이 너무나도 반짝반짝 빛나기에 사랑이 힘들더라도 동시에 아름다워서 누구나 영위하려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꽃다발이 활짝 폈다가 시든 시간을 함께하며 사랑의 순간을 아름답게 표현한 영화였다. 



이전 09화 우리의 안개, 당신의 파도, 나의 잉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