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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모밍 May 19. 2021

'디톡스 다이어트'는 어떤 독을 해독할까

오늘은 여름이 다가오면 다시금 뜨거워지는 키워드인 ‘해독, 디톡스’를 파헤쳐볼게요. 각종 매스컴에서 해독주스, 해독 레시피 등 '해독'이라는 말이 들어간 식품을 보면 마치 내 몸이 이미 '독에 중독'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죠.




가장 먼저 해독이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해독은 말 그대로 ‘독성 물질을 없애는 것’을 뜻하죠. 그렇다면 해독 마케팅에서 말하는 ‘독성 물질’이란 뭘까요? 


#'무엇'보다 얼마나 '많이'

안타깝지만 아무도 그걸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요. 독성학의 기본은 물질이 아니라 양이거든요. 어떤 물질이든 양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죠. 철, 망간, 코발, 구리 같은 중금속은 독소일까요? 아무도 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물은 어떨까요? 


물을 너무 많이 마실 경우, 세포의 전해질 균형이 깨져 부종이 생겨요. 주요 장기에 부종이 생길 경우 사망할 확률도 있고, 실제 그런 사례도 있고요. 이렇듯 해독 마케팅은 명확히 지칭하는 대상이 없고, 지칭할 수도 없죠.


 

그럼에도 사람들이 디톡스 다이어트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요? 주장이 ‘그럴 듯’ 하게 들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요. 다이어트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를 ‘노력과 잘못된 계획’이 아니라, ‘독소’ 때문이라고 얘기하면 아주 편하니까요. 


내 다이어트를 가로막는 그 실체 없는 독소만 없애면 살이 빠질 것 같은 생각이 들잖아요. 전 세계가 비만과 싸우고 있는데 독을 시원하게 빼주는 주스 몇 잔 마셔서 비만을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호하게 말씀드리지만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을 빼는 방법은 단 한 가지, 꾸준한 식단관리와 운동밖에 없어요. 그리고 시중의 디톡스 다이어트 방법들은 대부분 일정 기간 동안 소량의 야채와 과일만 먹으라고 제시하는데, 그러면 당연히 살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섭취 칼로리가 낮아지니까요. 그러나 이를 오래 지속할 경우 근육과 수분이 다 사라져 버리죠. 


지난 포스팅에서 섭취 칼로리를 급격하게 낮추면 몸은 지방을 저장하는 비상 모드로 돌입하고, 체수분을 다 내보내 체중을 줄여 대사량을 낮춘다고 설명했죠? 이 뿐 아니라 특정 식품을 집중적으로 먹는 행위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디톡스에 반드시 빠지지 않는 케일을 너무 많이 먹을 경우 칼륨 과다 섭취로 심장 마비가 올 수 있죠. 케일뿐 아니라 대부분의 초록 식물은 다 그렇죠. 표현이 과했을 수 있지만 어떤 식품이든 특정 영양소의 섭취량에 따라 얼마든지 독으로 표현할 수도, 약으로 표현할 수도 있어요.


디톡스 다이어트는 너무 단기간에 특정 식품을 과량 섭취한다는 것이 문제예요. 또한 과일이나 야채는 물론이고, 갈아먹는 조리법은 생각하는 것만큼 인체에 좋지 않아요. 영양소가 농축되어 소화기와 대사 체계에 무리를 주고, 혈당 시스템을 파괴하며, 식이 섬유나 비타민, 무기질 등 좋은 영양소는 대부분 파괴되거든요. 인슐린 시스템이 망가지니 당연히 근육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치죠.


#간

애초에 우리 몸에는 해독을 전담하는 아주 고성능의 기관이 있어요. 독 그 자체인 소주를 수백 병 들이부어도 깔끔하게 다 해독해내는 ‘간’이죠. 간의 해독작용에 정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생명과 직결될 만큼 중대한 문제니까 해독주스, 디톡스, 클렌징에 신경 쓸 시간 없이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 하죠. 다시 말해 여러분의 몸은 ‘충분히’ 해독을 잘하고 있어요. 정말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면 해독, 디톡스 다이어트가 아닌 '꾸준한 식단관리와 운동'을 '똑똑하고 계획적으로' 이어 나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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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안동현 영양사/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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