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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현 Jul 29. 2023

사포 단편 30 (Sappho fr30)

결혼축가

단편 30  



밤은 (…)  


소녀들이 (…)

밤새도록 축하하네 (…)

그들은 그대와, 바이올렛 빛깔 예복 걸친 신부의

사랑을 노래하네.  


깨어나거들랑, 가서 부르셔요

그대 또래의 총각들을.

우린 감미로운 음색의 나이팅게일보다도

더 조금만 잠잘 것이외다.   



※ Reproduced with permission of the Licensor through PLSclear.

※ Rayor, Diane J., trans. & ed. Sappho: A New Translation of the Complete Work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nd ed. 2023. Introduction and notes by André Lardinois.

신랑신부가 신혼집으로 가는 행렬에 동행하는 인물들(BC 550-530). 맨 앞에서 이끄는 여성이 양 손에 두 개의 횃불을 들고 있어, 이 행렬이 야간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Terracotta lekythos (oil flask), Public domain, via THE MET) 



<note>


결혼 축가다. 아마 신부의 친구들인 젊은 여성들이 합창으로 불렀을 것이며 그 대상은 새신랑이었을 것이다. 고대 희랍의 결혼식 절차를 보면, 신랑신부가 신랑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는 동안 양가 하객들은 그 집 밖에서 대기하며 노래를 불렀고, 아침이 되면 다시 노래를 불러 신혼부부를 깨웠으며, 이어서 신랑 친지들을 모신 결혼식 마지막 날의 축제가 이어졌다고 한다. 바로 그러한 전통을 엿볼 수 있는 축가다.   


<단편 30>이 발견된 파피루스에는 이 노래가 사포 시집 1권의 마지막 작품이며, 그 책에 포함된 시의 총 행수는 1,320행이었다고 적혀있다. 헬레니즘 시대에 사포의 시집이 총 아홉 권으로 편찬되었다는 중세 기록에 비추어 볼 때, 사포가 지은 작품의 총 행수는 적어도 10,000행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현전하는 사포의 작품은 약 650행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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