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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방구리 Oct 21. 2024

싸우다

너희가 싸우는 까닭을  알 수가 없어서

내 밥그릇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잃고 싶지 않아.

내가 확보한 자리를,

내가 맡아 놓은 영역을 지켜야 해.

그럴 때 우리는 꼬리를 한껏 부풀리고 몸을 낮추고 그르렁대며 상대를 위협하지.


다가오지 말라고,

한 걸음 더 가까이 와서 내 영역을 넘보면

덤벼들어 목을 물어뜯으며 싸워.


살아남기 위해 싸워.

그게 우리가 싸우는 유일한 이유,

이유의 전부.


그런데,

사람들은 왜 맨날 싸우는 거지?


먹고살 수 있으면서 왜?

새끼들을 물어가지 않는데 왜?

싸우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왜?

싸워서 남는 것도 없는데 왜?


가족이면서 왜?

가족도 아니면서 왜?


같은 민족이면서 왜?

같은 민족도 아니면서 왜?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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