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서 안 되는 거야!

by 아이쿠

아이들의 방학으로 늦잠이 습관인 요즘. 웬일로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조금 더 자려했지만 잠이 오질 않습니다. 이 시간에 무얼 해야 하나? 밥을 하면 아이들이 깰 것 같아 방에서 나가지 않기로 합니다. 핸드폰을 들어 남의 먹방, 남의 탤런트 경연, 따라 하지도 못하는 남의 육아 유튜브를 보려다 내려놓습니다. 이미 어젯밤 늦게까지 보았으니 양심의 문제입니다. 천장을 보며 멍 때리려다 생산적인 활동의 의무감을 느낍니다. 이 방에서 생산적인 활동은 독서와 글쓰기입니다. 어제 읽다 만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마저 읽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겠습니다.


무엇을 주제로 쓸까 고민하는 하루에 하루가 더해져 글쓰기와 점점 멀어져 시작이 쉽지 않습니다.

사실 어제부터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쓰고 지우다를 반복만 할 뿐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덮었습니다.

결국 핸드폰을 집어듭니다. 유튜브에 글 잘 쓰는 법을 검색합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의 영상을 골라 벼락치기하듯 집중합니다. 절반정도 보았을 때 큰 아이가 문을 열고 눈치를 보더니 품속으로 쏙 들어옵니다.

"엄마. 아침부터 몰래 유튜브 보네?"

"엄마는 강의를 듣는 거야. 이것 봐. 강의 제목이 글 잘 쓰는 법이잖아!"

의미 없이 유튜브 쇼츠를 넘겨대는 너와는 다른 유튜브 사용법이라는 걸 강조합니다.

"으이그. 엄마는 이래서 안 되는 거야!! 이걸 볼 시간에 그냥 글을 써!"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아이의 팩트공격에 찔려 잠시 당황했고 아주 길게 박장대소했으며 짧게 반성했습니다.

그래서 아이 말대로 일단 씁니다. 오늘은 되는 엄마 쪽으로 한걸음 더. 글 자연스러웠습니까?

(미스터 선샤인의 말투를 따라 했음을 이실직고합니다.)


장미의 이름은 장미. 마마두의 이름은 마마두. 반찬의 이름은 반찬.

나는 나. 아들은 아들. 그러나 오늘은 간극 없이 니맴내맴.

(사진 없으면 서운하니까 글과 관계도 없는 사진을 올리며 급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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