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배달 그까이꺼

배달 그까짓거..뭐!! 그까이꺼!! 응??

by 아이쿠

저희 가게 주변에는 엘리베이터 없는

오래된 건물이 많습니다.


어느날

엘리베이터 없는 4층에서

쌀20KG 배달전화가 왔습니다.

급하니 빨리 오라고 합니다.


쌀을 구르마에 싣고 가서

1층에 구르마를 주차합니다.

쌀을 어깨에 들춰메고서는

낑낑거리며 ...아니 욕을 해대며..

드디어 4층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온통 남자들입니다.


젊은여자가 쌀을 어깨에 메고

들어오며 휘청하니

남자들이 불안하면서도

민망한 눈으로 쳐다봅니다.


모두들 반쯤 일어나서

도와줄듯 날 쳐다보며

어...어...어...어...

소리만 지르고

받아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친절히 탕비실로 안내해 줍니다.


그 중 한분이 "좀 늦었네" 합니다.

그렇게 급하면

'힘센 당신이 오지 그랬어?.'

생각과달리 웃는얼굴로 인사하고 나오지요.




삼다수 6입짜리 10팩 주문전화가 왔습니다.

조금 먼곳이었지만 돈욕심에 오케이했습니다.


제일 큰 구르마에 차곡차곡 쌓아 올립니다.

구르마가 커서 좋지만 바퀴가 플라스틱이라

내가 왔노라고 온동네에 알리듯

툥툥툥툥 소리를 내며 굴러갑니다.


혹시나 물이 떨어질까 조심스럽게 운전합니다.

이 6차선 도로만 건너면 어려울건 없습니다.

파란불로 바뀌고 많은 차들이 멈춰 섰습니다.

신호가 바뀌기전에 부지런히 건너야 합니다.


횡단보도 중간쯤에서 물 몇통이 쏟아집니다.

'안부끄럽다 안부끄럽다

안부끄...아이C 쪽팔려'



재빨리 물을 다시 차곡차곡 쌓고

신호등을 쳐다보니 아직은 파란불입니다.


'이보시오들

일말의 동정심이 있다면

제발 무사히 건너게 해주오'

다행히 차들이 기다려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한번 떨어져서 균형을 잃어서인지

가는길 내내 물이 자꾸 떨어집니다.

드디어 건물앞입니다.

계단옆의 경사로만 오르면 됩니다.

여기만..오르...면..

물이 또 떨어집니다.


경비 아저씨가 달려오셔서 물을 실어주고

친절하게 밀어줍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엘리베이터를 내리자 사무실이 바로 보입니다.

아주 조용한것이 모두들 일에 집중하느라

누가 들어온지도 모르...는....


툥툥툥툥툥툥툥툥툥

툥툥툥툥툥툥툥툥툥


제 구르마가 큰소리로 알려줍니다

내가 왔노라고

'안부끄럽다 안부끄럽다

안부끄...아C 쪽팔려

오늘 아주 날잡았네'


모두들 날 쳐다보니 고민됩니다.

그대들은 구르마를 멈추고

조용히 한통씩 탕비실로

옮기길 원하겠지만


난 오늘 산전수전 다 겪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미안하지만

내가 살아야겠소


툥툥툥툥툥툥툥툥툥

툥툥툥툥툥툥툥툥툥


탕비실에 차곡차곡

물을 쌓아 정리합니다.

전 서비스직이니까요.


'아 끝났다 이제 가자'


툥툥툥툥툥툥툥툥툥

툥툥툥툥툥툥툥툥툥

'내가 여기 다시는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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