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시작한 지 2년 차.
이제는 일도 손님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편안해지던 어느 날
배달을 갔던 남편이 얼굴이
사색이 되어 들어옵니다.
"자기야 큰일 났다!!"
"왜?"
"저 앞에 마트 크게 생긴단다."
"어? 진짜? 어디에??"
"지금 광고 붙여 놨어 두 달 뒤에 오픈이래!!"
생각해보니 얼마 전
한 아저씨가 가게를 오랫동안 훑으며
"이 동네는 마트가 여기 하나인가 봐요??"
라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위치를 따져보니 바로 옆은 아니지만
영향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온 정신이
경쟁마트에 쏠려 있습니다.
오는 업체들에게 누가 왜 오픈을
하는 건지 물어보았고
오랜 마트 경력자가 이미 다른 곳에
매장이 몇 개 있음에도 여기에 또 차린다
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헉 우리 이제 어떻게 해??
매장이 여러 개니까 물건도
우리보다 싸게 받겠지??
그럼 판매가도 우리보다 싸겠네??
오픈 기념 할인도 엄청 하겠지??
거기 근처에 회사들 많잖아!!
우리 망하면 어떻게 해?
망한 가게 살 사람도 없을 텐데...
당신도 이제 나이 많아
회사 취직도 어려울 것 같고
나도 애들 때문에 안될 것 같고..."
저희는 이미 망해서 애들 데리고
어딜 가서 무얼 먹고살아야 하나...
라는 상상과 걱정까지 하게 됩니다.
저도 걱정되지만 남편 머릿속은
온통 경쟁마트로 가득 찼고
매일 아침을 먹든 저녁을 먹든
그 불안감을 저에게 호소했습니다.
오픈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 불안감과 초조함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제 그만 얘기해
그 마트 얘기는 그만하자
애들 오늘 어땠나 그런 얘기 하자"
제가 화제를 돌려 봅니다.
"그럴까?? 애들아 오늘 뭐했어?"
남편도 동의합니다.
5분 후
"근데 그 마트는 왜 거기 차릴까??"
주제는 다시 원점으로 경쟁 마트 얘기...
아 저는 이제 경쟁 마트보다
남편의 걱정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게
더 큰 스트레스입니다.
저희에게 최대의 위기가 온 것입니다.
경쟁에 밀려 망할지도 모른다..
남편 때문에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두 달을 보냅니다.
드디어 오픈!!!!
오픈 할인이 시작되었고 저희 손님들도
궁금하니 많이 다녀왔습니다.
손님들은 저희에게
"나도 갔다 와봤는데 규모가
여기보다 작아 걱정 안 해도 되겠어~"
라며 안심시켜 주었지만
우리의 매출은 적게나마 줄고 있었고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걱정이 사그라들 때쯤
저희 마트 입구까지 뿌려진
경쟁 마트의 할인 전단지를 본
남편과 저는 눈이 돌아갔습니다.
'그래 이제 우리도 이판사판이다.
상도덕은 개나 줘버린다'.
남편은 새벽부터 가게로 나가
우리 가게 근처에 뿌려진
그들의 전단지를 모조리 주워와
그들의 영업을 헛수고로 만들었고
가끔씩은 그 마트에 가 가격이나
분위기를 직접 살피고 왔습니다.
나중엔 남편 얼굴을 알아볼까 봐
직원을 대신 보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주변분들이
그 마트와 우리가 경쟁하기엔
상권이 다르다는 평가를 하기에
저희는 안심했습니다.
근데 왜 우리 매출은 줄었지?? 흐음..
생각해보니 재개발한다고
기존 주민들이 이사를 갔습니다.
그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그곳에 오피스텔을 짓기 시작했으니
몇 년 후엔 더 나아지겠죠.
근데 오피스텔 생긴다고
또 다른 마트가 생기면..... 안될..... 텐데......
아... 진짜.. 밥 먹고 살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