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둔 토요일 아침.
일찍 출근하여 가게 앞을 쓸고 있는데
저 멀리서 내 또래의 남자가
가게 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의 첫 손님이군.'
가게로 들어가려 몸을 돌립니다.
"저기요!! 편의점이 어디에 있어요?"
('뭣이 어째??!!')
"쭉 가셔서 우회전하면 있어요."
"네 고맙습니다."
잠시 뒤 아까 그분이 가게로 들어와
음료수 몇 개를 사 갑니다..
한데 처음 본 사람이지만 어딘가 낯이 익습니다.
'누구지 누구지'
몇 시간 뒤 그분이 다시 들어옵니다.
그 뒤로 똑같이 생긴 남자분이 따라 들어옵니다.
그 뒤로 또 똑같이 생긴 남자분이 따라 들어옵니다.
저희 단골손님입니다.
앞의 젊은 두 남자는 아들들이라는데
세 분이 똑같이 생겼습니다
얼굴은 어머님을 닮은듯하고
풍채는 아버지의 키, 몸매...
볼록 나온 배.. 풍기는 이미지까지..
붕어빵 찍어낸 듯 아빠를 닮았습니다.
'어쩐지 어쩐지.. 어디서 봤다 했다.'
"우리 아들이 경기도에서 직장 다니는데
명절이라고 어제 내려왔어요."
"네 ~~~~ 세분이 어쩜 이리도 똑같이 닮으셨을까요?
와~~ 대박!! 붕어빵 같아요"
웃으며 말하고는 또 세 분을 번갈아 봅니다.
"아 그래요?? 난 잘 모르겠는데..."
말씀은 그렇게 했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50대의 아저씨 손님은
항상 자전거를 타고 와서 라면을 사 갑니다.
아저씨는 굉장히 개성 강한 얼굴로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얼굴입니다.
이 손님은 죄지으면 안 됩니다.
몽타주 나가면 누구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20대 아가씨가 자전거를 타고 가게 쪽으로 옵니다.
'자전거 타고 오는 아가씨는 드문 일인데...
어디서 봤는데... 어디서 봤는데'
라면을 골라 옵니다.
"와우~~ 아빠랑 판박이네요"
"네~" 자기도 피식 웃습니다.
따님도 죄지으면 안 됩니다~
"아빠일 돕는 거예요?"
"네 방학이라서요."
"라면을 좋아하시나 봐요
아빠도 맨날 라면 사가시던데요."
"아빠가 술만 먹으면 라면을 드세요
엄마가 술도 그만 먹고 라면도 그만 먹으라고
잔소리하는데도 듣지를 않아요"
그 후로도 딸은 아빠 대신 몇 번이고
자전거를 타고 와서 라면을 사 갔습니다.
여름쯤 잘 안 보이기에 안부를 물었습니다.
"요즘에 왜 따님이 안 오네요??"
"아~우리 딸 서울에서 취직했어요"
"정말요? 코로나로 다들 어려운데
취직도 척척 하고 너무 잘되었네요.
아빠도 잘 도와주더니 기특하네요"
"아이 뭘~남들 다하는 취직을 가지고..."
역시나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노래를 흥얼거리시며 갑니다.
이외에도 손님들 중 형제가 너무 닮아
안경 쓰고 안 쓰기로 구분한 적도 있습니다.
닮은꼴 가족이 많은데 공통점은 닮았다 하면
모두들 그렇게 흐뭇해합니다.
부록
중년의 부부 손님이 계십니다.
아주머니는 키가 170이 넘어 보이고
아저씨는 160 정도로 훨씬 작습니다.
두 분이 나란히 서 계시면 괜히 어색해 보입니다.
계산대 앞에서 아주머니는
"빠진 것 없이 다 샀어요?"
하고 아저씨를 내려보며 말합니다.
아저씨는
"다 산 것 같은데..."라며 땅을 내려보며 말합니다.
여태껏 아저씨가 아주머니를 올려다보고
말하는걸 잘 못 본 것 같습니다.
왜인지는 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