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초짜

우리 잘할 수 있겠지?

by 아이쿠

장사 경험이 전혀 없었던 우리는 몇 년 전 우연한 기회로 슈퍼마켓을 시작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으로 손님 대응은 둘째치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것도 벅찰 때가 많았지요.

하루는 이웃 상가 사장님이 오셔서 여러가지 생필품을 골라 옵니다.

계산을 위해 바코드를 찍고 있는데 "장사는 처음이냐?""그럼 예전엔 회사를 다녔냐?"등등 이것저것 물으시니 계산하랴 대답하랴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겨우 계산을 끝내고 배웅을 해드렸던 그 손님은 얼마 되지 않아 가게로 전화해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봐요. 계산서 봐봐요. 내가 언제 술을 5병이나 샀어요?? 어?? 장사 이따위로 할 거예요??"

하며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영수증과 cctv를 확인해보니 제가 한 상품당 바코드를 여러 번 찍었더군요.

초보 주제에 묻는 말에 대답한답시고 정신이 팔려 틀린지도 모르고 계산한 것이지요.

바로 환불 처리하고 머리 숙여 사과하고 또 사과했지만 그 손님은 더 이상 우리 가게에 오지 않아요.




남편은 욕을 바가지로 먹은 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계산할 때 굉장히 신중했습니다.

바코드 한 번 찍고 화면 한 번 보고 또 한 번 찍고 또 화면 한 번 보고 계산을 틀리지 않았지만 급한 손님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지요.

"사장님!!! 요 앞에 택시 도착했대요. 좀만 빨리해주세요"

"아 네"

남편 나름대로는 빨리한다고 속도를 냈으나 뒤에서 계산을 기다리던 손님들은 이 슬로모션을 보고 들고 있던 물건을 하나씩 제자리고 갖다 놓는 진풍경이 펼쳐졌지요....

아... 우리 잘할 수 있겠지...??





한 아저씨가 급하게 들어오며 "소금!! 굵은소금 어딨다요??" 하며 외치길래 덩달아 급해진 남편도 아저씨를 소금 코너로 안내했습니다.

"여기 굵은소금... 이 떨어졌네요... 어디에 쓰시려고요?"

"국 끓인다고 하던데...??."

남편은 대안을 생각해내야 했습니다.

"국에는 맛소금이죠!!"

"아 그라요?"

맘씨 좋은 아저씨는 남편이 민망할까 봐 헛소리에 장단을 맞춰줍니다.

신이 난 남편은 "저희 어머님도 국 끓일 때 맛소금으로 간 맞춰요~~~"라는 쉰소리를 또 하고 말았지요.

더 이상 들어줄 수 없었던 아저씨는 들어올 때처럼 급하게 나갔지요.

아.... 듣는 내가 부끄럽다...

우리... 진짜.... 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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