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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와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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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율 Nov 16. 2023

미래일기


N 년 전의 그대를 향해 좌표를 맞추며

미래의 낱말들이 온전히 그대에게 닿기를

작은 광원이 부채꼴로 펼쳐지며

시곗바늘을 뒤로 감듯이 역행하는 시간 속     


소리들이 한 점으로 뒤엉키자

시선을 빼앗는 어지러운 광선들

간직해야 할 것은 불끈 쥔 주먹 안

작은 주머니 속에 포개어 놓았지     


어제는 행복했었고 그제는 씁쓸했으며

한때는 분노했었고 때로는 슬퍼했던 날들

한데 모아 시간 속에 거르고 나니

막자사발 속 고운 가루들만 남아있었다     


주홍빛 주머니 안 감정의 원형이 진동하고

격렬한 빛의 파동은 눈앞에 펼쳐진 녹색 오로라

선택을 후회하는 몸짓마저 형체를 잃어가는 순간

내 앞에 당도한 기억 속 당신은 나를 기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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