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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는 봄꽃 사이로 떠오르는 봄풍경

by 한 율
백목련, 사진:한 율(Coreart)


백목련


벚꽃은 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를 정도로 유명하지만,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은 '목련'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겨울의 흔적이 가시지 않은 3월 초중순부터 목련은 일찍이 꽃을 피운다.


물론, 개나리, 진달래도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 3월 초부터 꽃을 피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수한 개나리와 진달래에 비해 목련꽃은 독특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이른 시기에 개화하지만 꽃도 빠르게 지는 목련. 많은 봄꽃들의 개화시기에 목련은 이미 자취를 감춘다. 순백색의 목련은 눈꽃을 닮았다. 알아채기 힘든 은은한 목련향. 갈변한 꽃잎을 떨구는 목련의 낙화 순간까지, 목련은 은은하고 아련한 무언가를 품고 있다.


산매화, 사진: 한 율(Coreart)


산매화


어느덧 4월의 시작되었다. 올해는 3월 말까지 함박눈이 내리고 영하에 가까운 추위가 이어졌다. 그렇기에 아직까지 완벽한 봄날이 왔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곧 완연한 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자연은 섭리에 따라 꽃망울을 피우며 례로 봄을 맞이하고 있다. 러 봄꽃들이 개화하며 사하게 물들 봄날의 풍경. 그동안 사진으로 기록한 봄풍경을 글로 다시 풀어본다.


의 사진은 3월에 핀 산매화를 담은 풍경이다. 일몰을 앞둔 시각 등산로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풍경. 팝콘 같은 연분홍 꽃을 피우는 산매화 위로 하얀 달이 떠 있었다. 봄꽃과 달이 빚어낸 몽환적인 경치를 한동안 바라보았다.


능수벚꽃(수양벚꽃) 사진: 한 율(Coreart)


능수벚꽃(수양벚꽃)


매화와 벚꽃을 보면 봄 속으로 풍덩하고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와 동시에 오밀조밀 피어있는 꽃을 통해 서정적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양벚꽃은 수양버들처럼 꽃이 거꾸로 달린 듯한 모양으로 핀다. 버드나무 잎사귀처럼 봄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벚꽃을 보며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한 지점을 떠올린다.


아마도 어린 시절 기억 속 풍경 한편에 버드나무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리라. 시골집의 마당문을 열면 건너편 산 중턱에 흔들리는 버드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느리게 흘러가는 기억 속의 저편에서 흔들리는 버드나무.



벚꽃


벚꽃은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며 봄꽃 대표한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익숙한 자연물임에도 매해 벚꽃의 개화시기에 맞춰 많은 인파가 벚꽃 구경을 떠난다.


이는 벚꽃의 상징성과 더불어 꽃이 지닌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한다. 화창한 봄날, 른 하늘 아래에서 벚꽃을 보면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때론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순수한 기대가 들기도 한다.


새싹이 자라나고 주변의 풍경이 점차 초록빛으로 변할 무렵, 만개하는 벚꽃. 벚꽃은 우리에게 비로소 봄이 왔음을 일깨워주는 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기억 속의 벚꽃은 올봄에도 오랫동안 피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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