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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억 속, 나는 아직 도쿄

일본 도쿄여행에서 담은 풍경들

by 한 율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다카다노바바 거리에서


이번 글에서는 일본 여행을 하며 남긴 풍경 사진들을 소개한다. 유명한 일본의 명소나 관광지보다는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순간들을 위주로 선별하였다. 관광객의 시선에선 우리의 일상적인 풍경도 여행의 일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풍경은 도쿄 다카다노바바에서 아침 식사를 위해 이동하던 에 남긴 사진이다. 만화 이니셜 D에 나올 법한 레이싱카들과 대비되는 가지런한 주변의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금방이라도 끄러운 배기음을 내고 빠르게 튀어나갈 법한 자동차. 그와 달리, 주말 아침 시간대 고요한 거리의 풍경. 서로 다른 성질의 것들을 하나의 화면 속에 가지런히 담아 보았다.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다이토쿠 동네 골목길에서


일본 도쿄는 한국에 비해 해가 빨리 떨어진다. 겨울에는 다섯 시가 넘으면 땅거미가 진다. 저녁노을이 질 무렵에 습관처럼 동네를 산책하곤 했다. 당시, 다이토구의 주거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화려한 도쿄의 모습들과 달리 주기지역의 분위기는 한산했다. 학교와 유치원에서 멀어지면 고요함이 감돌던 다이토구의 주택가.


여느 때와 같이 동네 골목길을 돌며 산책을 하던 날이었다. 왠지 모르게 늦가을 감나무에 홍시가 떠오르는 풍경. 노르스름한 태양빛이 건물에 맺히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 칠이 벗겨진 부분도 있지만, 정갈한 느낌을 주는 빌라. 주홍빛 노을이 외벽에 맺힌다. 청명한 겨울 하늘과 궁합이 좋았다.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아사쿠사 길거리에서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명소이자 큰 사찰인 '아사쿠사 센소지' 아사쿠사역에서 내려 센소지를 가다가 찍은 길거리 풍경. 아이러니하게도 아사쿠사가 대신 도쿄의 전망대이자 전파탑인 스카이트리가 눈에 들어왔다. 가게의 다양한 간판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카이트리.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연못에서


아사쿠사 센소지 연못을 누비는 비단잉어 떼.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 아래, 울긋불긋 단풍과도 같은 비단잉어들이 유유히 헤엄친다. 비단잉어가 가격이 높은 것을 노리고, 잉어들을 낚아채서 훔쳐가는 사람들도 있다.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스카이 트리 앞에서


조명이 켜진 스카이 트리 앞에서 찍은 풍경. 스미다 강변, 거대한 모습의 스카이 트리. 카이트리는 밤이 되면 조명으로 인해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고개를 들어 올려야 꼭대기가 보이는 거대한 크기의 마천루. 개미처럼 작아진 듯한 기분을 느끼며 전망대로 향했다.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신주쿠 밤거리에서


일본 하면 떠오르는 신주쿠 밤거리 야경. 매일 북적북적한 인파로 몰리는 도쿄 신주쿠 일대. 붐비는 밤거리가 한눈에 보이는 육교 위를 지나가다 담은 풍경. 유명한 출사장소인지, 카메라를 세팅하고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사람들 옆에 엉거주춤 자리를 잡고, 휴대폰 카메라로 재빨리 찍은 사진. 화려한 네온사인과 줄지서 늘어선 자동차 정지등. 신호를 맞춰 건너는 사람들과 풍경을 가로지르는 도쿄 지하철. 사진을 찍은 뒤, 풍경 속 사람들처럼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는 나.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신주쿠 대로변에서


신주쿠 일대를 산책하던 날. 도쿄의 대로변을 지나가다 발견한 택시 한 대. 옛날 우리나라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형태의 자동차. 자동차 바퀴 또한 예스러운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신호에 맞춰 정차한 택시처럼 잠시 발걸음을 멈춰 사진으로 담은 풍경.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도청 앞에서


일본 도쿄 도청에서는 45층 전망대에서 무료로 도쿄 도심의 전망을 관람할 수 있다. 길을 한참 헤매다 발견한 도쿄 도청. 1시간 45분가량을 걸어서 도착한 도청 건물. 웅장한 회색빛 건물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사의 곳곳에 켜진 흰색 불빛. 늦은 밤에도 빛을 발한다.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 도청 전망대 위에서


일본 도쿄 도청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쿄의 야경. 높은 크기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빼곡한 건물숲이 시선 저편으로 드넓게 이어진다. 뾰족한 형태의 고층 빌딩들은 마치 중세시대의 탑을 보는 듯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전망대를 한 바퀴 돌며 도쿄의 야경을 지긋이 바라본다.


유럽에서 배낭여행을 온 외국인이 사진을 부탁했다. 사진을 찍어주고 난 뒤, 가볍게 서로 가볍게 이야기를 주고 나눴다. 외국인 여행객은 아시아를 일주했는데, 일본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라고 했다. 각 나라의 인상은 어땠는지 물어보며 서로 인사를 건넨다. 글을 쓰다 보면 여행지에서의 소소한 추억들이 생각보다 기억에 오래 남아있음을 깨닫는다.


사진: 한 율(Coreart)

일본 도쿄를 거닐며 남긴 풍경들


지난 계절들 속 마주친 일본의 풍경들을 담아 보았다. 시간이 지나, 다시 그 계절들을 마주할 때면 나는 잠시 여행지로 다시 돌아가곤 한다. 기억을 걷는 시간 속에서 떠오르는 풍경들을 꺼내 글로 엮어보았다. 유명한 장소가 아니어도 다시 기억되는 풍경들.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적인 풍경들도 여행객의 입장에선 기억에 오래 남을 특별한 장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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