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0 수요일 28,248배
20250910 수요일 서각 전시 및 기도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1인 시위 후 오전 9시 반에 13명 60배씩, 10시에 5명 108배씩, 11시에 14명이 60배씩 절을 올렸다.
해남의 나무가 새로 작곡한 노래에 맞춰 가슴이 울고 무릎이 꿇리는 절이었다.
한국작가회의 송경동 시인이 와서 길동무 이름으로 점심 김밥을 사주었다.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김판수 이사장님과 공선옥 소설가도 방문하셨다.
오후 한 시에 25명이 108배씩, 두 시에 24명이 108배씩 두 번 절을 올리니 하루 만에 444배. 나는 이틀에 732배를 했는데 인디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번 절을 올렸다고 했다. 분발해야겠다. 그런데 30년 지기 방송작가 동기가 찾아왔다. 함께 미사를 드렸다.
미사 후 뉴질랜드 에이유티 오클랜드 대학에서 기후위기 관련 예술가 저닌 랜더슨 Janine Randerson 교수와 사운드 레코딩 아티스트 및 건축학과 레이첼 섀어러 Rachel Shearer 교수, 미술과 신지나 Jeena Shin 교수가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의 응원 메시지를 모아준 독일 베를린의 고사리(김윤하)와 함께 오셨다. 뉴질랜드에서 오신 세 분이 불러준 마오리 노래는 ‘비, 햇살 등 자연으로 영혼이 정화되어 새처럼 날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불, 물, 공기 같은 세상의 근본 물질에 관한 내용도 있다고’ 했다. 굳이 가사를 몰라도 멜로디와 분위기만으로 원초적인 본성에 관한 노래임을 알 수 있었다. 방송작가 동기에게 우리의 행진을 설명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리 간절히 염원하는 갯벌의 뭇 생명 살리기를 어찌 이 땅의 사람들이 모른단 말인가. 그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졌다.
미사 후 넬켄라인 댄스가 이어졌다. 법원 가까이에 가지 못하게 막는 경찰과 비폭력으로 요리조리 피해 가는 민경의 댄스가 절묘했다.
동기와 차를 마시고 돌아오니 마지막 절이 올려졌고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날 서울과 전주에서 올린 절은 모두 11,292배. 이제까지와 합치면 28,248배. 3일 동안 우리는 정했던 13,000배의 두 배를 넘게 했다.
모두 꿀잠으로 향했다. 그날 밤 7시 30분부터 <미디어로 행동하라>의 새,사람행진단 영상 상영회가 있었다. 그러나 서울 퇴근 시간 정체는 대단했다. 16km를 가는 데 두 시간여 걸렸다. 운전하는 세현에게 미안해 신부님을 비롯한 모두 우스개 소리를 열심히 하는데 나만 깜빡 잠이 들었다. 깨고 나니 그때부터 멍하니 넋이 나간 듯했다.
꿀잠에서는 여섯 편의 옴니버스 영화제를 했다. 그 짧은 시간에 촬영과 편집을 해내다니 대단한 <미디어로 행동하라>팀이었다. 감동 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었다. 물 마시고 화장실에 갔다가 양치하고 나온 나는 맥없이 꿀잠 건물 계단 위 데크에서 발을 헛디뎌 고꾸라졌다. 오른 무릎과 팔꿈치가 찰과상을 입었고 일어날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해초가 달려와 부축해 일으켜주었고 마침 오춘상 원장이 있었다. 그가 인도해서 1층 방에 누웠다. 닷새간 굶다시피 행진하고 잠 못 자고 집필한 상황을 말하니 여기저기 진맥을 했다. 장염인 줄 알았던 증세는 급성 위염이었을 진단이 나왔다. 무릎과 팔꿈치를 소독하고 밴드를 붙이고 배와 어깨에 주사침을 맞았다. 다 와서 긴장이 풀린 건가? 돌이켜 보면 중요한 일을 앞두곤 번번이 발을 헛디뎌 발목 부상을 당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찰과상에 그쳤다. 감사하지 않은가.
낮의 방송작가 동기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자 내 액땜으로 내일 판결이 잘 나올지도 모른다는 답이 왔다. 부디 그러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