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3~14 금~토요일
그날 저녁 비가 왔었다.
고공농성 524일째
옥상 아래 모인 우리는 노래를 했었다.
밤이면 빛나는 아파트 불빛은 불탄 공장에서 바라보면 유독 화려했다.
다음날까지도 비는 그치지 않았고
새벽 다섯 시 좀 넘어 좌우 확인해 보니
불탄 공장은 복구할 의지도 여지도 없어 보였다.
문정현 신부님은 망치질을 시작하셨다.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시고는
쉬지 않고 망치질을 하셨다.
그날 주고 가실 서각
공장에서 쫓겨난 노동자가 원직복직하는 것이 평화
옥상에 박정혜 동지가 얼굴을 보여주었다.
순하고 소박해서 더 안쓰러운 얼굴이었다.
신부님과 평화바람과 그 외 친구들은 그렇게 구미에서 하룻밤을 자고 왔다.
지난 2024년 6월 13일과 14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