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석 Nov 10. 2024

퇴사 후 1년

다시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어느덧 퇴사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쯤이면 회사로 돌아가 있을까 싶었는데 그럴 조짐이 잘 안 보이네요.

아직 살만 한가 봅니다.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솔직한 생각의 흔적들을 기록하기엔 브런치가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발행 요일을 지정해 놓으면 조금 강제적으로 쓰게 되기도 하고요. ^^


그럼 매주 일요일 연재를 시작 해보겠습니다.


Let's get it.





11월 1일의 메모


산책을 하는데 기분이 이상해서 날짜를 보니

같은 시간 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작년엔

‘날씨라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어색하고 들뜬 기분을 누르며 하염없이 걸었다.

올해는 날씨를 느끼는 게 좀 익숙하다.



이상하도록 유난했던 1년이었다.



SNS를 시작했다.

내가 인스타를 하게 되다니.


휴직기간 뭘 해볼까 고민하다 보니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살아온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었는데,

그 영상들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며

그때부터 SNS에 재미를 느꼈다.

그 재미가 지금까지 유지하게 해 준 작은 성공인 거 같다.



아버지를 모시게 되었다.

모든 게 하얗기만 한 날이었다.

구체적인 묘사보다도

그냥 이 표현이 가장 정확한 거 같다.


우린 언젠가 죽는다는 걸 기억하며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 생각해야 하고

더 이상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산다는 건 어렵지만

어떻게 보면 살아가는 건 별 거 아니다.

나도 정말 별거 아니다.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자이언티



바디프로필을 찍었다.

식단을 할 때는 그렇게 치킨이 먹고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별거 없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처럼

제정신을 잃은 인간이 품는 환상만큼 아름다운 것은

현실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거 같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아버지 이야기와 살아온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번에 출판 프로젝트 지원을 했는데,

잘 되려나 모르겠다.


안되면 더 준비해서 개인적으로 하지 뭐.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다시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자 공방을 준비하고 있다.

육아 휴직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스스로를 잘 알게 되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것.


그래서 1개월, 6개월, 1년 뒤

뭘 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제는 컨설팅으로 돌아가 본부장님을 만나는 꿈을 꾸었다)

한 20년쯤 뒤에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10년 즈음 일한 뒤에 1년 정도는?

자기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쉬는 게 아니라 더 깊숙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흔적을 돌아보고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했었는지 반복해서 질문하면

속에서 뭔가 점점 단단해지는 게 느껴진다.



일본과 사랑에 빠졌다.

의류를 만들면 디자인, 퀄리티, 재봉을 보게 되는데

그냥 보면 장인정신의 디테일이 있다.

재봉만 보고 브랜드를 맞출 때도 있다.


그리고 거리만 걸어도

세월 속에서 숙성한 다양한 문화가 느껴진다.

그건 좀 부럽다.



수호는 빠르게 크고 있다.

수호는 나에게 의지하지만

나 역시 수호가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


잔잔한 우울감의 기분을

수호를 보며 상향 평준화시키는 느낌이랄까.

아마 수호가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겠지.



다봉이는 말해 뭐 하나

내가 결혼은 좀 잘 한 듯.

근데 요즘 술을 잘 안 먹어준다.

비싼 와인이 아니라서 그런가.

오늘 비싼 와인을 하나 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