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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Feb 03. 2023

B2B 오프라인 전시회 성과를 높이는 현장 운영법

퍼스트터치가 좋아야 득점률이 높아진다

연간 업무 중 가장 큰 프로젝트인 오프라인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오늘 기준 한 달 정도 남아서 몹시 바쁘게 지내고 있고, 올해는 딱 하나의 전시회만 참가하기로 해서 더 비장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B2B 오프라인 전시회 잘 고르고 잘 준비하는 법에서도 소개했지만 오프라인 전시회는 B2B 마케팅의 종합 예술이기에, '오프라인 전시회'라는 이벤트에 필요한 준비를 넘어 우리 회사의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하느라 준비하는 품이 많이 든다.


전시회 준비를 할 때 어떤 경쟁사가 참가하고 부스 위치는 어디인지도 함께 확인해 둔다. 늘 참여하던 기업이 이번에는 나오지 않거나, 부스 규모를 줄이는 변화도 발견되는데,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그 회사는 내부적으로 전시회 성과가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오프라인 이벤트의 성과는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전시 부스를 어떻게 운영하고, 찾아와 주신 방문객에게 어떻게 응대하는지'에서 결정이 난다. 결국 다 중요하다는 말이라 민망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전시 부스에는 누가 있어야 하는가?


B2B 특성상 기술적인 부분이나 고객사 환경에 대한 이해 측면에서 마케터가 100% 소화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변과 상담이 가능한 분이 전시 부스에 상주해 주시면 좋다. 부스 규모가 큰 경우에는 방문객도 많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상주 인원의 절대적인 수도 중요하다.


8~10개 규모의 전시 부스를 운영하는 경우, 우리 회사는 최소 상주 인원을 이렇게 꾸린다.

마케터 2명 : 전시회 주관 부서이며, 부스 운영 전반 담당

컨설턴트 1명 : 프로젝트가 컨설팅 기반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객사 환경별 이슈에 대한 대응법 등을 소개해주시는 역할

개발자 1명 : SW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답변

세일즈 1명 :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컨택 포인트, 컨설턴트나 개발자에 비해 기술적인 답변은 어려울지라도 사업 전반에 대한 답변을 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포지션


많은 전시회가 3일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각 부서에서 총 3 Man/Day의 인력을 보내, 큰 노력을 요하는 협조 요청이기 때문에 미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내부 홍보를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오프라인 전시회 사내 홍보 예시⒧ 전시회 참가 관련 기사를 공유하자 54.2%의 클릭률 기록

나는 주 1회 사내 임직원께 업계 주요 기사를 클리핑 해서 공유하고 있다. (B2B 마케터의 소프트랜딩을 위한 뉴스 클리핑 참고) 전시회 전에 언론홍보 등을 진행하게 된다면 위 사진과 같이 관련 기사를 사내에 공유하는 것이 가장 쉬운 사내 홍보 방법.


오프라인 전시회 사내 홍보 예시⑵ 전시회 사전 홍보용 EDM은 임직원에게도 잊지 말고 보내자


위 사진과 같이 전시회 사전 홍보를 위한 EDM(뉴스레터)을 제작한다면 잊지 말고 내부 임직원에게도 함께 보내도록 하자.  


전시회 당일 마케터의 역할⑴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전시 부스 운영


방문객의 질문 응대와 상담을 위해 컨설턴트, 개발자, 세일즈 담당자의 도움을 받는다면 전시회 당일에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하느냐?


마케터의 1차적인 역할은 전시 부스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부스 전반을 살피고 채우는 것이다. 비어있는 카탈로그 거치대는 없는지, 상담 고객이 떠난 자리에 쓰레기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 쉬운 것 같지만 신경 쓰지 않으면 방치될 수 있기에 전시회의 주관 부서인 마케팅팀에서 살펴서 마이너스 요소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것서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부스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마케터가 부스의 첫인상이 되는 데스크나 게이트에 위치하기 때문. 방문객 응대에도 다양한 톤 앤 매너가 있는데, 적극적으로 서베이나 이벤트를 통해 모객을 하기도 하고, 이벤트를 하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방문객에게 말을 걸거나 메인 카피 등을 외치는 방식으로 부스를 운영하기도 한다.


방문객 응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B2B의 특성상 우리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 고객은 한정적이고, 또 니즈가 있는 고객이라면 모객을 하지 않더라도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오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건 아주 주관적인 의견인데, SPA 브랜드 매장처럼 누가 먼저 말 걸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듯 모객을 좋아하지 않는 방문객도 많다고 느껴서 나는 모객은 하지 않는 편이다. 다만 니즈가 있는 고객이 질문을 하거나 상담을 요청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부스 분위기를 목표로 한다.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시는 카페를 떠올려보자. 사장님께서 의자에 앉아 핸드폰만 보고 계신다면 무성의해 보여서 들어가고 싶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사장님이 뚫어져라 문 밖만 쳐다보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면 부담스러워서 안 가게 될 수 있다.


들어가기에 적절한 카페는 어떤 분위기일까. 사장님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되, 카페 도구를 정리하는 등의 간단한 업무를 하고 있는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전시 부스도 이런 정도의 분위기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Tip은 부스를 구성할 때 위에서 언급한 샤이한 고객을 고려해 부스에 들어오지 않고서도 우리 부스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구성한다. 경험담으로, 한 전시회에서 우리 회사가 수행한 여러 사례를 소개하는 5분 분량의 영상을 반복 재생해 둔 적이 있었다.


5분이면 서서 보기에는 조금 긴 분량인데도, 어떤 분께서 길가에 서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영상을 보고 가셨고, 조금 뒤에 일행인 듯한 분을 모시고 와 함께 그 영상을 보시며 이야기도 나누셨다. 물론 그분은 멀리 떨어져서 보고 가셨기에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는지도 모르고 경쟁사의 직원 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분 외에도 조금 떨어져서 우리 부스에 무엇이 있는지 보시다 카탈로그만 쓱 집어가시는 방문객은 항상 계시고, 그중에 예비 고객이 계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케터는 이런 분들께도 우리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사람이다.


전시회 당일 마케터의 역할⑵ 방문객과의 좋은 퍼스트터치를 만들자


축구에서 패스받은 공과의 첫 접촉을 퍼스트터치라고 한다. 퍼스트터치가 좋아야 득점률이 높아진다고 하니 성공적인 전시부스 운영과 비슷한 것 같다.


앞서 말한 것처럼 B2B 특성상 기술적으로 깊이 있는 답변은 마케터가 모두 답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케터가 찾아오신 방문객을 멀뚱멀뚱 보며 다른 분께 가시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보통의 방문객들께서는 이런 질문을 많이 하신다. '여기는 뭐 하는 회사예요?' 부스에 적혀 있는 카피나 키워드가 우리랑 연관되어 있는 거 같아서, 이게 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일단 알아보려고 왔다는 정도의 뉘앙스다. 마케터는 이런 분들과 좋은 퍼스트터치를 만드는 역할이다. 대화를 시작하고, 방문객이 궁금해하시는 지점이 무엇인지,  나아가 우리 부스에 오게 되신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다.


마케터는 이런 분들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회사 소개 레퍼토리를 준비해 두면 좋다.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자료가 있으면 더 좋다. 부스 내 백월에 있는 콘텐츠를 활용한다거나, 비치된 카탈로그 내에 있는 사업 개요 등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쓰는 레퍼토리는 이렇다. 우리 회사는 여러 개의 제품을 가지고 있다. 카탈로그에 우리 회사가 만드는 여러 제품 간 연관 관계를 표현한 도식이 있는 페이지를 펴서 이렇게 설명을 시작한다.


'저희는 A 솔루션으로 업력을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반도체, 2차 전지, 식품 등 다양한 고객사 환경에 커스터마이징한 형태로 A 솔루션을 구축해 왔는데요. 최근에는 A 솔루션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에 AI나 디지털 트윈을 접목해서 설비 고장을 예측하는 예지보전이나, 최적의 생산 계획을 수립하는 B 솔루션까지 확장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방문객은 나의 회사 소개나 카탈로그 도식 속에서 흐릿하던 자신의 니즈와 연관된 키워드를 짚어 내거나 내가 설명한 부분 중 자신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또는 회사 소개를 마친 뒤 내가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업종이신지 여쭤봐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마케터이기에 기술적인 내용을 세세히 알지는 못할지라도 우리 회사에서 수행한 사례에 대해서 만큼은 빠삭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업종을 들으면 관련된 수행 사례를 소개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고, 방문객이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를 파악해 관련된 분과의 상담을 연결해 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며

마케터의 업무는 늘 현장에서의 디테일이 중요하기에 큰 교훈이나 방법론이 있지 않더라도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아티클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런데 엄정한 변리사님의 글은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에 더해 자신만의 꿀팁을 전해 주는 귀한 글이다.


해외 전시회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 국내 정서에 조금은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전시회 경험이 없던 내가 톤 앤 매너를 구상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데에 큰 도움과 용기를 받은 글을 소개하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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