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뱀의 해, 삼삼삼패밀리
12월 말 태어난 아이.
말과 걸음도 늦었고
언제나 또래보다 키도 작았고
그랬기에 엄마인 나는 항상 어떠한 기대보다는
기특함과 기다림이 우선되는 삶이었다.
어찌 보면 아이 덕분에 기다림을 배운
감사한 삶일 수도 있겠다.
객관적인 시선으로도 순하고 착한 아이.
그런 아이에게도 어김없이 사춘기는 찾아왔다.
며칠 전 엄마가 만든 맘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툭하고 욕을 뱉은 것이다.
몸의 2차 성징이 시작되었듯
질풍노도의 시기가 시작된 것을 알면서도
올 것이 왔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뭔가 커다란 충격이 마음을 때렸다.
50살을 목전에 둔 나 또한
두 번째 사춘기가 스멀스멀 시작되고 있다.
갱년기와 사춘기가 싸우면 갱년기가 이긴다고 하던데
아직은 둘 다 절정이 아닌 것일까.
아이는 아이의 선에서 짜증을 해결하려 하고
나는 어떠한 일을 해결함에 있어
매사를 잔소리로 받아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와 나는 올해 3학년이 된다.
중3이 되는 아이. 그리고 3학년 편입생인 나.
현명하고 슬기롭게 각자의 3학년을 넘기길
그리고 나와 아이 사이에서
삼재인 남편 또한 새우등 터지지 않는
아름다운 한 해가 되길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