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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윤효 Apr 03. 2024

하루 한 권 독서

[미래 리더의 7가지 비밀] - 박미정

세상으로 아이를 초대한 사람이 부모지만, 역으로 아이가 부모를 선택해서 인연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책을 보면서, 그 인연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저자와는 달리 너무도 쉽게 결혼하자마자 아이가 찾아왔었다. 애타게 기다린 아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다를 것 같다. 부모가 될 준비를 시작하기도 전에 찾아온 아기 손님은 신혼부부에게는 또 다른 난관일 수 있다. 그때의 내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의 아들 변서우(6학년)와 나란히 쓴 글들을 보면서 내가 막 지나온 그 길을 현명하게 걸어오고 있는 그들을 발견한다.


 이웃 아주머니의 말이 기억난다. 품에 데리고 있을 때 맘껏 사랑하고 누리라는 그녀는 두 아이모두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일 년에 3~4번 정도밖에 볼 수 없어 아쉽다고 한다. 지금 내가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행복한 시간임을 알고 있지만, 가끔 일상 속에서 익숙함으로 잊히는 진실이 된다. 책을 통해서 그 시간의 한 복판에 서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뒤돌아 보면 그렇게 잘 보이는 길이 앞을 향해 나아갈 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인생 육아는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사춘기의 막바지를 지난 듯한 아들을 보며, 항해를 준비하는 항해자로서 어떤 자질을 더 심어 주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넓은 세계라는 무대를 향해 나아갈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응원과 격려가 전부인 시점이 곧 올 것 같다.  


 책은 스스로 경험하고 배우는 자기 주도적 하브르타, 끊임없이 도전하며 탐구하는 창의성 하브르타, 타인과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인성 하브르타, 판단력을 키우는 하브르타, 더 나은 해결책을 찾는 커뮤니케이션 하브르타, 행복하고 올바른 삶을 살게 하는 지혜를 알려주는 하브르타, 그리고 일상에서 끊임없이 배우는 일상 하브르타를 소개한다. 


 저자는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방법으로 유대인의 하브르타 교육을 이야기한다. 익히 알려진 우화나 이야기로 어떻게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하는지를 소개해준다. 1일 1 에피소드를 읽은 후 아이에게 어떻게 적용해 볼 것인지 고민하며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을 추천한다. 일상에서 질문의 고리를 만들어 내는 힘을 가진 부모가 더 창의적이고 삶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로 길러 내는 것이다. 


 글로벌 리더의 조건으로 자립심과 강한 멘털, 자존감과 자신감, 질문과 협상 능력을 이야기한다. '밖에 있는 100명의 스승보다는 1명의 아버지 스승이 낫다'는 글을 보면서, 어느 순간 교육의 모든 부분을 집 밖에서 의존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집안에서 부모가 갖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유대인들에게 배울 점은 일상에서 잊히기 쉬운 것들을 관습이라는 포장으로 습관화되도록 돕는 생활방식이다.


사람이 도저히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 같은 위기의 순간에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전후 사정을 파악하여 가장 좋은 해결책을 생각해 내고 실행에 옮기는 것, 그렇게 절체절명의 순간에 터져 나온 삶의 지혜’를 이시디콥이라 부른다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민족으로 단연, 유대인이 선두를 차지할 것 같다. 


 이스라엘은 연 700개의 스타트업을 만들어 내는 유대인의 나라다. 창업의 메카와 성지로 불리는 그들에게는 분명히 삶을 보는 그들만의 방식이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후츠파정신과 그들 민족만이 스스로 지켜낼 수 있다는 디아스포라 정신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어떻게 보면 미래 인재상이 유대인의 교육관과 닮아 있다. 유대인의 성인식은 13세에 시작하고, 성인식 준비를 1년 동안 한다. 성인식에서 신의 말씀을 평생 공부하라는 의미로 토라를, 시간을 소중히 쓰라는 의미로 시계를 그리고 든든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갈 노잣돈이 될 축의금을 받는다. 


 유대인끼리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들어 냈고, 일과 휴식의 개념을 잘 심어 주었으며, 한주의 시작도 남들보다 빠르게, 성인으로 대해주는 시기도 다른 민족보다 쁘르게 시작한다. 받은 축의금으로 부모와 함께 돈을 어떻게 모으고 대하는지를 배워가는 과정도 빠르다. 또한 ‘최고에는 순서가 있지만 다름에는 순서가 없다’라는 최고가 아니라 다르게 키우는 것이 유대인의 자녀 교육 방향임을 보여 준다. 세계 곳곳에서 그들 민족이 펼쳐내는 역량을 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생각하게 한다. 


 무조건 학원으로 사교육으로 아이들을 수동적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도록 이끌어야 하며, 결정과 경험을 스스로 하게 돕는 게 부모가 되어야 한다. 세상은 이미 변했고, 유망해 보이던 직종들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시대를 살아낼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 눈앞만 보는 사람으로 키워내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의 철학이 필요하다. 질문하는 일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습관처럼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식사 시간을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으로 생각해야겠다. 그리고 부모를 돕게 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뇌가 긴장상태일 때 베타파가 나오고, 안정과 휴식을 취할 때 알파파가 나온다고 한다. 특히, 잠들기 전 우리 뇌는 알파파로 바뀌기 때문에 잠들기 전 독서나 명상 또는 부모와 나누는 긍정적 대화가 중요할 것 같다. 창의성에 꼭 필요한 뇌파가 알파파라고 하니 그 귀한 시간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다. 


 늦은 때는 없다. 다시 한번 아이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책이 알려 준다. 질문을 일상으로 불러 내고, 부모를 돕게 하며 자기 주도적인 공부와 생활자세를 함께 만들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아들이 먼저 이 책을 읽고 나서 추천한 책이다. 아마 엄마의 속도로 쉼 없이 달리는 나를 보면서 자신을 어떻게 대하고 길러 주어야 하는지 잠깐 멈춰서 생각해 달라는 그의 뜻인 것 같다. 책 덕분에 생각의 속도를 잠깐 멈추고 다시 한번 그의 일상과 나의 일상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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