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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아리 Dec 02. 2022

한국 초등학생이 미국 초등학생보다 영어를 잘한다니?!

강남에는 조기 유학을 가는 아이들이 많다. 어린 나이에 유학을 가는 이유는, 어려서 영어권 국가에서 살다 오면, 영어를 잘하게 될 것이라 기대 때문이다. 물론 영어 실력의 향상 이외에도 대입에서 ‘재외 국민 특별 전형’을 염두에 두고 떠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이렇게 어렸을 적에 해외로 유학을 떠났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온 아이들을 ‘리터니(Returnee)’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영어권 국가에서 살다 온 ‘리터니’는 적어도 영어만큼은 비슷한 나이 또래의 한국의 아이들보다 잘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외국에서는 아무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잘하던 아이가, 한국 영어 학원에 오면 별안간 바보(벼락 바보)가 되어버린다. 분명 외국에서는 같은 반 또래 친구들과 의사소통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였던 영어 실력이, 한국의 영어 유치원에 오니 형편없는 실력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한 리터니 엄마에 의하면, 한국에 돌아와 본 영어 학원 레벨 테스트의 결과가 처참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던 아이는 에세이를 빵점 맞아, 들어갈 영어 학원이 없었다. 스스로 영어를 잘한다며 자신감에 가득 찼던 아이는 한국에 와서 말수가 줄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유는 강남의 영어 학원이 영어권 국가보다도 더 빠른 진도로 영어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제학교에서 매일 영어로 수업을 들으며 배우는 것보다, 영어 학원에서 고작 2, 3시간 수업하는 진도가 더 빠를 정도이다. 아이가 에세이를 빵점 맞은 이유도, 미국의 1학년은 에세이를 위한 라이팅을 배우지 않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아이들은 지금 모국어도 아닌 외국어를, 그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보다 빠르게 배우고 있다.      

이제는 영어를 배우는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다. 압구정의 많은 학부모들이 영어는 21세기 사회의 주요 의사소통의 수단이기 때문에, 영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영어를 학습이 아닌 하나의 언어로 접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하루 종일 앉아서 읽고 쓰기를 하며 미국의 아이들보다 영어를 더 빨리, 더 많이 ‘학습’하고 있다. 학습으로 배우지 않길 바란다며,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시키는 것은 무슨 경우인가.

혹은 그것이 아니라 ‘입시의 목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이라면, 더더욱 이렇게 어려서부터 영어 학습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이제는 그만 속도를 늦출 때다.                                   


-‘압구정에는 다 계획이 있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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