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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 Aug 17. 2021

행복 보따리

기억할 날들




정성이 느껴지는 아침





맛있는 음식 몇 입, 좋은 사람과 보내는 따듯한 시간들, 친구의 부담스럽지 않은, 딱 알맞은 크기의 배려와 관심, 살면서 희비는 번갈아 가며 오는 것이니 기쁜 일이 오든 슬픈 일이 오든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는 사실, 마음에 쏙 드는 책의 문장 몇 줄, 정감이 가는 글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는 말랑말랑한 표현들,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충만감을 주는 사진 몇 장, 오늘따라 안 꾸며도 꾸민 듯이 보이는 거울 속 예쁜 내 얼굴, 운동하면서 뇌가 맑아지는 기분 좋은 느낌, 건강한 식단을 챙겨 먹으면서 몸이 깨끗해지는 듯한 좋은 기분, 침묵과 대화가 알맞게 어우러져 편안한 좋은 대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드는 죄책감과 쾌감, 요리한 사람의 정성이 느껴지는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요리, 눈빛이 예쁜 눈, 공활한 하늘, 탁 트인 분위기 좋은 카페, 다디단 오레오 치즈케이크 몇 입,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일정한 모양의 사각형들로 이루어진 체크무늬 회색 이불, 따듯하고 고즈넉하고 아늑한 필름 카메라 사진 몇 장, 언제 들어도 익숙하고 반가운 목소리들, 도란도란한 주위의 잡음들, 신선함을 주는 새로운 경험들, 결이 맞는 적절하고 적확한 공감의 말들, 행복한 표정, 해맑게 웃는 얼굴들, 껍질과 살이 깔끔하게 쏙 빠지는 닭다리 하나, 귀여운 내 닉네임, 하나하나가 마음에 드는 작명소에서 지어준 세 개의 이름들, 보면 기분 좋아지는 단정한 소라 색과 올리브 색. 빨강의 뜨거움과 파랑의 차가움이 적절히 배합되어 편안함을 주는 진한 보라색, 의식의 흐름대로 쓸 수 있는 글이 주는 자유로움, 구취 제거에 효과적이어서 산 보람을 느끼게 해 준 테라**스 아이시 민트 맛, 저렴한 가격에 다*소에서 구매했지만 좋아하는 스티커를 붙여 포인트를 준 단아하게 하얀 거울,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릴 때 나는 기분 좋은 타닥타닥 소리, 카메라를 만질 때 나는 경쾌한 찰칵 소리, 호기심에 도도도도 다가왔다가 낯을 가리면서 닿기 전에 쏙 사라져 버리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 에메랄드 빛인지 사파이어 빛인지 묘한 빛깔의 눈을 가진 신묘 하면서도 차분한 고양이 사진, 오늘처럼 글이 쭉쭉 써지는 날, 좋은 글이 될지 나쁜 글이 될지 몰라도 왠지 남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지 않는 심적으로 안정된 날, 벌써 사라지고 있는 듯한 선선한 가을 공기, 다가올 겨울 날씨에 따듯한 공간에서 먹는 따듯한 밥 한 숟갈, 군고구마 하나, 온몸을 덥혀주는 개운한 차 한 잔, 색이 바래지 않은, 선명해서 보기가 좋은 새로 끼운 폰 케이스, 마스크를 벗고 마시는 공기 한 움큼, 좋아하는 친구가 좋아하는 취미에 관심을 가져줬을 때의 뿌듯함, 기쁨, 취향에 꼭 맞는 음악을 찾았을 때의 환희, 평생 취미가 있다는 감사함, 따듯한 집과 나만의 공간이 주는 안온함, 아낌 받는다는 기분을 주는 고마운 사람들, 반가운 사랑스러운 연락들, 행복을 확실하게 충전해줄 직접 쓴 글 한 편,

그리고 쓸수록 많아지는 행복들.

오늘도 행복 날씨는 좋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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