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감각, 소비공간

by Pimlico

르네상스 시대 이후의 회화가 보이는 것을 그렸다면,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이 찰나의 시공간적 감각을 묘사한 이후로 현대 미술은 보이는 것 이상의 추상적 감각의 세계를 표현한다.


보는 것을 그린다는 회화의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볼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중세에는 신의 세계를, 르네상스는 인간의 세계를, 인상주의는 순간의 빛의 세계를, 현대미술은 초월적 감각의 세계를 담는다.


현대미술은 인간의 새로운 감각(새롭게 세상을 인지하는 감각 방식)을 일깨워준다. 새로운 시각적 경험은 전혀 다른 상상과 창의로 연결되는 기회를 열어준다. 예술이 도시경제를 발전시킨다는 이론(e.g. 리처드 플로리다의 창조계급론)도 보통 이러한 맥락에서 주장된다.


MZ세대들이 해외여행을 포함하여 미학적이고 새로운 소비공간의 경험을 추구하는 이유도 산업화되고 표준화된 사회성에 의해 억제된 일상의 감각이 비일상적 경험(의외성)으로 일부 회복(혹은 확장)되는 만족감에 있다고 생각한다. 반복적인 일상과 경쟁으로 둔해진 감각이 묘하고 괴상한 시각에 다시 예민해지는 경험은 삶의 활력을 북돋아준다. 대표적으로 여행이 그러하다.


즉, 미학적으로는 현대미술의 추상성에 영감을 받고 경제적으로는 소비지상주의(consumerism)와 결합된 현대 소비공간은 인간의 감각 회복과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왜곡 사이에서 존재한다. 따라서 현대의 소비공간은 인간의 욕망과 판타지가 공간화된 시뮬라크르(simulacr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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