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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상징과 이미지

2021년 9월 10일 기록

by Pimlico

셰필드 도심의 타운홀 앞에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 당시에 활약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동상(Women of Steel)이 있고 웨스턴 공원에는 19세기 사회 저항적인 시인이었던 Ebenezer Elliott의 동상이 있다. 반면에 런던 도심에는 당대의 권력자인 군주, 정치가, 장군 등의 동상이 서있다.


즉, 공업도시 셰필드에는 주로 도시 노동자였던 민중의 헌신과 저항의 이미지가 만들어졌고, 수도 런던에는 주류계층이 이룬 승리, 명예, 영광의 업적이 남아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영국이 명예를 중시하는 신사의 나라로 기억되는 것은 역사적 사실보다는 근대에 그들의 문화, 정치, 경제 등 국제적 영향력에 기반하여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에 가깝다.


이렇게 공간에서 일어난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실천은 굉장히 편향적으로 선택되어지며, 이는 동상에 기호 및 상징화되어 물리적으로 남아있다. 이것은 관념적으로 이미지화되어 지역의 문화가 되고, 역으로 공간의 생산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한때 한국의 도시들에서 특정 지역 이미지(e.g. 청주의 직지, 청양의 고추, 충주 사과, 수원 화성, 서울 강동구 빗살무늬 토기 등)가 공공의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 사업과 결합되어 가로시설물에 무차별적으로 삽입(?)된 사례는 그러한 공간 생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관의 실적 중심 속도전은 바로 눈에 보이는 일차원적인 이미지들을 선호한다. 60-70년대에 실적을 보여주기 위해 구릉지에 지었다는 시민아파트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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