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사지 않아도 즐길 수 있어요
아트페어는 예술 작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한 시장으로, 여러 갤러리들이 모여 한 공간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행사이다.
갤러리들은 보통 전속 작가를 비롯한 주력 작가들의 작품으로 부스를 구성하기 때문에, 아트페어에서는 갤러리별 대표작가를 한눈에 확인하고 여러 갤러리를 비교해보며 작품을 구입하기 좋다.
아트페어에서는 단순히 작품 판매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강연이나 토크, 공식 도슨트 투어 같은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기도 하고,
또 이 기간 전세계에서 입국하는 컬렉터들을 사로잡기 위한 갤러리나 미술관, 브랜드 주최의 파티와 각종 이벤트들이 열린다.
국내에서는 주로 매년 9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Kiaf와 Frieze가 대표적이며,
대표적인 글로벌 아트페어로는 스위스의 아트바젤, 프리즈 런던, 아시아의 최대 마켓인 홍콩 아트바젤 등을 꼽을 수 있다.
아트페어의 가장 큰 장점은 평소 한꺼번에 둘러보기 어려운 갤러리들을 한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프리즈나 아트부산 같은 글로벌 갤러리들이 참가하는 페어는 한국에 지점이 없는 해외 갤러리도 포함되기도 하니, 이 기회에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작품을 구입하거나 갤러리와 접점을 만들기에도 좋은 기회가 된다.
아트페어에 들어서면 우선 많은 사람들과 큰 규모에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가장 먼저 아트페어 맵(플로어플랜이라고도 한다)을 펼쳐서 평소에 관심이 있었거나 왕래한 적이 있는 갤러리들을 체크해서 어디부터 어떻게 둘러볼지 나름대로의 동선을 짜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갤러리들이 아트페어에 참가할 때는 갤러리를 대표하는 전속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부스를 꾸리거나, 혹은 아예 작가 한명의 작품만으로 솔로 부스를 꾸려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판매에만 집중한 진열보다는 마치 전시장처럼 부스를 연출하는 경우도 많아, 갤러리마다 부스를 어떤 방식으로 구성했는지를 살펴보며 갤러리별 특징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나 갤러리를 찾았다면, 부스 안에 있는 갤러리스트에게 문의를 해 보자.
작가나 작품에 대해 소개해달라고 해도 되고, 작품 금액을 물어봐도 괜찮다. 혹시라도 정말로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면, 통상 10%-20% 정도의 가격 흥정도 가능하다!
만약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거나 이미 판매된 경우, 이번에는 거래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연락처를 남기고 메일링 리스트에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 갤러리나 관심 작가의 전시, 신작 소식을 꾸준히 받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아트페어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까?
초심자가 비교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페어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Kiaf & Frieze (9월)
키아프는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로, 화랑협회 회원 갤러리들만 참여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아트페어이다.
2022년부터는 국제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매년 9월 코엑스에서 동시 개최되고 있다.
현재 키아프와 프리즈가 공동 개최는 5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추가 5년 개최에 대한 재계약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2031년까지 동일한 형태로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글로벌한 성격을 띠는 페어인 만큼 작품의 레벨이나 가격대는 비교적 높지만,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작품들 그리고 해외 갤러리스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은 꼭 방문해볼 만한 페어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겠다.
더프리뷰 서울 (5-6월)
더프리뷰는 2021년부터 시작된 젊고 트렌디한 아트페어이다.
기존 메이저 갤러리와 화랑협회 위주로 구성되던 다소 보수적인 페어 구조에서 벗어나, 메이저 갤러리보다는 소규모 갤러리나 대안공간 위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마찬가지로 참여작가들도 역시 젊고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만큼 작품의 가격대도 프리즈나 키아프에 비해서는 훨씬 접근성 있고 합리적이다.
운이 좋다면 몇십만 원 대의 소품이나 드로잉도 발견할 수 있다!
아트부산 (5월)
아트부산은 매년 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이다.
부산과 대구를 포함한 경상권은 한국의 오래된 컬렉터층이 두터운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트부산은 이 지역을 대표하는 페어라고 할 수 있다.
해외 갤러리가 참여하는 몇 안 되는 국내 페어 중 하나이기도 하며,
봄철의 바다 근처에서 열리는 페어인만큼 야외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진행되기도 한다.
아트바젤 홍콩 (3월)
해외 아트페어를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다면, 매년 3월 말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을 추천한다.
한국에서 비교적 멀지 않으면서도 규모와 레벨이 높은 국제 아트페어 중 하나이다.
홍콩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트 허브로 일컬어지는데,
미국이나 유럽 페어와는 확연히 다른 아시아의 예술 취향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일본이나 중국 작가들이 강세이며, 이우환이나 박서보, 김창열 같은 한국 단색화 계열 작가들의 작품도 종종 출품된다.
뉴욕이나 런던만큼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보기 힘든 초고가의 대형 작품들도 종종 등장하며,
특히 아트바젤 기간에는 크리스티나 소더비 등 대형 옥션하우스들도 대규모 경매를 진행하니 이 때 프리뷰를 통해 좋은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아트페어는 작품을 사고파는 공간인 동시에, 전 세계의 컬렉터와 미술계 주요 관계자들이 모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양한 부대 행사와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아트페어 측에서 주최하는 공식 프로그램으로는 강연과 토크, 도슨트 투어, F&B 라운지나 후원 기업 연계 이벤트 등이 있다.
특히 아트페어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고, 방문 고객층의 고급 취향에 맞추어 럭셔리 브랜드나 트렌디한 F&B 브랜드가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이외에도 페어 기간에는 흔히 ‘아트 위크’라고 불리는 비공식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린다.
주요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주최하는 파티나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9월 서울의 키아프 & 프리즈 기간에는 ‘삼청 나잇’이나 ‘한남 나잇’처럼 지역별로 갤러리와 미술관이 연계된 행사가 열린다.
이런 행사들은 보통 프리즈 VIP 티켓을 보여주고 입장할 수 있는데,
특별히 초청받은 유명한 컬렉터들이나 연예인, 주요 미술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인 만큼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이루어지는 자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