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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나 Jul 18. 2024

내일도 책방기행 갑니다.

-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비가 내리던 날, 아이와 갈 곳이 마땅찮아 역시나 그곳을 찾았다. 숨겨진 맛집도 유니크한 매력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그저 책이 좋아 찾게 되는 곳. 교보문고. 마지못해 찾은 장소라기엔 우리 둘 너무 흥분했다. 각자의 마음속은 다른 꿍꿍이지만 말이다. 따끈한 신간과 출판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신이 난 나의 마음과 만화책을 실컷 구경할 수 있는 기회라 좋은 도담의 마음이 손을 잡았다. 각자의 취향대로 이것저것 책을 고르다 보면 언제 시곗바늘이 돌았는지 깜짝 놀라 발길을 뗀다. 그날의 책방은 우리에게 비 오는 날의 마지막 보루인 동시에 최고의 장소였다.   


 책을 좋아하다 책방에 갔고, 책방이 좋아 책을 더 사랑하게 됐다. 책과 책방 사이에서 돌고 도는 애정의 선순환이다. 책방의 크기와 무관하게 책이 있는 곳이면 왠지 발길이 먼저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여전히 오늘도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동네 책방이 반가워 문을 열었고, 시집에 애정을 잔뜩 담은 서점지기의 큐레이션을 보는 재미를 느끼고 돌아왔다. 책방은 늘 그렇게 우리의 지척에서 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많은 책방을 방문했고, 그중 인상적인 10여 군데의 이야기를 전했던 이번 연재는 개인적으로 큰 재미와 수확을 남겼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책방기행. 우리 가족의 여행테마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도담이는 "엄마, 우리 또 언제 책방에 가? 얼른 또 가고 싶어." 조르는 아이가 되었고, 지인들도 좋은 책방을 발견하면  "효나야, 여긴 어때? 가봤어?" 연락을 주기도 한다. 나의 취향과 취미에 공감하고 함께 해 주는 이가 많아졌다는 건 말할 수 없이 감사한 일이다.


 이제 곧 아이의 방학이다. 책방 기행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 왔다. 우리는 또 자주 떠날 것이고, 감회와 소감이 진하게 남는 곳들이 있을 것이다. 신랑이 며칠 전, 내게 제안했다.

 "여보, 다음 책방 기행은 지역별로, 테마별로 묶어서 적어보는 건 어때? 시즌 2로 말이야."

 역시, 당신은 내 영감의 뮤즈다.

 '우리 집 세 남자. 기꺼이 함께 하겠는가 제군들. 대답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릉부릉 다시 출발이다. 우리는 열심히 느끼고, 적고, 찍으며 그렇게 여름을 날 것이다.   


- 마무리하며.

 드라마를 볼 때 언제일지 모를 시즌 2를 예고하고 마무리하는 걸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말을 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정하고, 아끼는 책방기행의 연재를 일단락하고 언제일지 모를 시즌 2로 돌아오려고 합니다.


 아, 맞다. 슬기로운 책방기행 지역별 모음은 훠얼씬 흥미롭다는 소문이 벌써 자자하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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