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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Jul 02. 2024

우리 사회는 40대 남성에게 유난히 가혹하다

우리 사회는 유난히 40대 남성에게 가혹합니다.

늘 그렇듯 제 생각을 통계와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통계가 없이는 그저 단순한 푸념,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통계적으로 확인되는 고단한 40대 남성


ㅇ 과로사 최다 연령대


조금 오래된 자료이기는 하지만, 과로사는 40대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심상정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8년~2013년까지 15년간 과로사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40대로 31.2%였다고 합니다.


또한 김용구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6~2011년까지 5년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과로사 건수는 총 1,572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이 중 1,412명이 남성으로 여성보다 8.7배 많았으며 연령대로는 40대가 603명으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ㅇ 좁혀지지 않는 남녀근로시간 차이


통계청에 따르면 남녀취업자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대체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5.5~5.6시간 더 많이 일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ㅇ 초과근무에서의 남녀차이


초과근무에서도 남성은 28~30.6시간을 일하는 반면, 여성은 18.4~22.0시간을 일하여 남성이 여성보다 6~12시간 초과근무를 더 많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걸까?


회사는 스포트라이트 받고 태나는 일이 아니어도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회사가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때, 거절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 귀찮은 일을 떠맡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이 두 가지의 결합점에 있는 것이 바로 40대 남성입니다.

소거법으로 얘기를 풀어보겠습니다.


ㅇ 연령의 문제 - 왜 40대인가?


우선 50대는 최소 부장이상이거나 아니면 아예 열외자일 것이므로 무엇인가를 시키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2030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물론 2030에게도 이런저런 잡무는 당연히 시킵니다.

그렇지만 2030은 막(?) 부려먹기에는 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2030은 아무래도 SNS도 잘 활용하고 권리의식도 높은 데다가 무엇보다 아직 젊기 때문에 여차하면 이직 또는 퇴사를 선택해버릴 수가 있습니다.


결국 소거법으로 보면 이미 결혼해서 가정이 있기에 함부로 퇴사할수도 없고, 나이도 어중간해서 현실적으로 이직도 쉽지 않으며 아직 관리자급까지는 아닌 40대가 제일 만만(?)하게 굴릴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가 됩니다.


ㅇ 여자도 있는데 왜 하필 남자라고 하는가?


당연히 40대 남성도 있고 40대 여성도 있는데 왜 유독 40대 남성만 고생이라고 하는가?

물론 모든 40대 여성이 일을 안한다거나 희생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 - 야, 어떻게 이걸 여자한테 시키냐? -가 분명히 있습니다.


마침 이걸 얘기하기 좋은 구체적 실례가 있습니다.

바로 여성공무원의 야간숙직문제입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2년 연말기준 행정부 국가공무원 765,090명 중 여성은 48.5%인 370,758명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이보다 조금 더 높은 49.4%가 여성공무원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간숙직은 남성만 서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최근 기사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에서는 여성공무원도 야간숙직을 서게 하는 것 같으나, 아직 전체적으로는 남성공무원만 야간숙직을 서고 있어 보입니다.


과거 여성공무원 비율이 10~20%일 때는 얼마든지 80~90%를 차지하는 남성공무원이 야간숙직을 서는 것이 크게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녀 성비가 1:1이 된 상황에서도 절반인 남성만 야간숙직을 서게 할 경우 그 부담은 결코 작지 않은 것이 됩니다.


야간숙직은 하나의 예입니다.

작게는 물통 갈기, 출장, 야근, 민원인 상대부터 크게는 인사발령지 배치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많은 배려를 받고 있습니다.

조직마다 편차는 있겠으나 똑같이 아이를 키우고 있음에도 여성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한 시선과 남성직원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온도차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진 것이 40대 + 남성입니다.


3. 40대 남성은 기로에 서있다.


지금 40대 남성은 50대 이상 남성이 누린 것은 누리지 못하고 있으면서 50대 이상 남성의 책임감은 강요받고 있습니다.


입사시에 회사의 약속어음을 믿고 죽어라 달렸는데 50대 이상까지는 잘 받아갔던 어음이 가만보니 부도가 날 위기에 처한 것 같아 보입니다.


40대 남성도 심정적으로는 MZ에 가까운데 위에서 시킨 일을 지시하고 성과를 내야만 합니다.


그렇다고 MZ가 나와 같이 놀아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들에게 40대 남성은 50대와 아무 차이가 없는 아저씨일 뿐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서윗영포티라는 조롱을 당하고 있습니다.


가정, 직장, 사회 어디서나 책임은 많은데 대우는 받기 어렵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더 윗세대는 당연한 것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고, 더 아랫세대는 싫으면 관둬라, 누가 칼들고 협박했냐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40대 남성을 위한 사회적, 정책적 지원이 부족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 모릅니다.


우리 사회는 40대 남성에게 너무 가혹합니다.



통계자료


ㅇ 40대 과로사 통계

https://www.anjunj.com/news/articleView.html?idxno=9037

https://cm.asiae.co.kr/article/2011092014344864906?idxno=2011092014344864906


ㅇ 남녀취업자의 주당 근로시간 통계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3032


ㅇ 남녀취업자 초과근무 관련 통계

https://gsis.kwdi.re.kr/gsis/upload/file/202312339_12762100000.pdf


ㅇ 여성공무원 수와 야간숙직 문제

https://www.mpm.go.kr/mpm/lawStat/infoStatistics/hrStatistics/hrStatistics03/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665

https://news.kbs.co.kr/news/mobile/view/view.do?ncd=7668073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3153176i


ㅇ 낀 세대의 고충

https://www.joongang.co.kr/article/24060383#home

https://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477

https://www.chosun.com/economy/weeklybiz/2023/05/11/JSER6CCNFRGZHIJR25FJQ5MM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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