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항공모함

심해의 전쟁 유령

고요한 바다의 포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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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조차 닿지 않는 깊은 바다.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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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완전한 무인 전함, 유령 항공모함(Ghost Carrier).

대양 한가운데 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 항공모함은 수면 위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조차 최소한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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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체의 대부분은 물 아래에 잠긴 반잠수 구조.

위성 감시망을 피하고, 레이더파를 흡수하는 특수 코팅으로 스텔스 기능을 극대화했다.

거대한 전함이면서도 적의 센서에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다가가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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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지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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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부상하자 철갑이 물 위로 드러났고, 내부에서 기계적인 진동이 울렸다.

갑판 아래 숨어 있던 무인기들이 깨어났다.

붉은 신호등이 어둠 속에서 점멸하고, 금속이 움직이는 소리가 내부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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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동작하면서 정찰 드론들이 하나둘씩 갑판 위로 올라왔다.

자동으로 이륙 준비를 마친 드론들은 푸른 밤하늘로 솟구쳤다.

수면 아래에 있던 무인 수상정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살을 가르며 퍼져나가는 이 소형 무인정들은 적의 잠수함을 사냥하기 위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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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 아무도 그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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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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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 드론들이 전방 해역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적 함대의 실루엣이 서서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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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즉시 항공모함 내부의 AI 전술 네트워크로 전송되었다.

적의 함선 개수, 기동 패턴, 방공망 배치까지 모든 것이 분석되고 있었다.

그리고 분석 결과는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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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공격하는 것이 최적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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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 아래에서 대기 중이던 소모성 공격 드론들이 일제히 출격했다.

이들은 인간 조종사가 필요 없는 자율 작전 드론으로, 적의 방공망을 소진시키고 혼란을 유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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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드론들이 고속으로 날아가며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는 전파를 흩뿌렸다.

동시에 유령 항공모함의 선수(船首)가 조용히 갈라지며, 무인 수상정들이 물속으로 튀어나왔다.

이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적의 함선을 향해 미친 듯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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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신호 감지!”

적의 통신망이 혼란에 빠졌다.

“정체불명 기체 다수 접근! 빠르다, 너무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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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대의 방공 시스템이 작동했지만, 눈앞의 적을 제대로 조준하지도 못한 채 격추되기 시작했다.

이 공격 드론들은 소모성 유닛, 즉 일회용 전투체였다.

격추당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방공망을 태워버리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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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뒤에서, 진짜 공격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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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종료, 그리고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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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형 무인 수상정들이 적의 함선에 충돌하면서 거대한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물기둥이 솟구치고, 선체가 찢어지며 함대의 대형 함정들이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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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령 항공모함은 이미 후퇴하고 있었다.

모든 드론이 임무를 마친 뒤 자동으로 귀환했고, 다시 함체가 물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이 전함이, 마치 환영처럼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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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다시 고요해졌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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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감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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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의 해군은 충격에 빠졌다.

그들은 공격을 받았지만, 공격한 적을 본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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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 공격한 거지?”

“적의 항공모함이나 전투기가 있었나?”

“아무것도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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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두려움이 통신망을 뒤덮었다.

적은 존재하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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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령 항공모함은 이미 다음 사냥을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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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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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목표는 적의 후방 보급선이었다.

정면전이 아니라,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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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이동하던 유령 항공모함이 다시 움직였다.

물속을 유영하는 거대한 그림자처럼, 바다에 흔적을 남기지 않은 채 목표 해역으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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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보급선이 레이더에 포착되었다.

갑판 아래에서는 새로운 무인기들이 이륙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는 단순한 정찰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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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 드론, 특수 폭격 드론.

무인 항공모함의 공격 방식은 더욱 정밀하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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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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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의 드론이 한순간에 밤하늘로 솟구쳤다.

적은 여전히 그들이 접근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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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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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선들은 여전히 평온하게 항해 중이었다.

함선들은 연료를 보충하고, 보급 물자를 적재하고 있었다.

경비 함정들은 그저 일상적인 순찰을 돌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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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늘에서 보이지 않는 죽음이 내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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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 드론들이 먼저 도착했다.

이들은 적의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통신을 교란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순식간에 모든 레이더 화면이 먹통이 되었고, 통신망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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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통신이… 통신이 안 돼!”

“레이더가 감지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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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이 극에 달하는 순간, 폭격 드론들이 고도 500m 상공에서 적의 보급선들을 조준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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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과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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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는 보급선들.

적은 대응할 방법조차 없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다는 것은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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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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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에서는 불길이 번지고 있었지만, 유령 항공모함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

서서히 물 아래로 가라앉으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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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다시 평온을 되찾은 듯 보였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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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다 어딘가에서,

유령 항공모함이 다음 사냥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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