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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과 처벌


오랜 생존경쟁 속에 진화된 동물과 인간에게는 자신도 모르는 폭력성이 숨어있다. 유전자와 뇌가 그 배후에 있다. 그 유전자와 뇌는 누구의 책임일까?


『범인은 바로 뇌다』를 쓴 한스 마르코비치(Hans J. Markowitsch)와 베르너 지퍼(Werner Siefer)는 책 제목 그대로 인간에게 범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질문한다. 뇌에 악성 종양이 있는 경우, 학대나 중독으로 판단력 상실증이 있는 사람을 처벌해야 하는지는 논란이 큰 주제이다. 전두엽이 손상된 사람은 도덕적 판단력과 자제력이 없을 수 있다. 사회화가 불가능한 사이코패스 중에도 선천적으로 전두엽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 많다. 편도 체에 이상이 있으면 감정 통제가 어려워 충동적 폭력이 나타날 수 있다. 뇌가 잘못된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 자유의지가 없다. 뇌의 이상은 치료도 어렵다. 불리한 유전적 성향과 나쁜 환경이 만나면 거의 100% 범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뇌 영상 자료를 법정에 갖고 들어가는 소송이 많다. 즉 선천적인 폭력성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를 호소하는 것이다.


미성년 범법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신적 장애를 앓는다. 우리는 이런 청소년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아동 학대 자들 중 상당수가 과거 어린 시절에 아동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느 선까지 그들의 과실일까. 중독자들은 DNA의 작은 변이나 자궁 안에서의 영양결핍에 의해 야기된 자신들의 상황에 얼마만큼 책임이 있을까. 범죄자를 처벌하고 감금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보호하고, 과연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경고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벌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사회적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인간은 너무도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존재임을 인지하여야 한다.


이런 사회적 교육 프로그램은 많겠지만 그 중 팀 운동의 효과를 소개한다. 트위닝 프로젝트(Twinning Project)는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축구 기반 재교육 프로그램이다. 영국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미국, 이탈리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수감자들의 행동을 개선하고 석방 후 사회 통합 및 적응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축구 같은 팀 운동은 집단 정체성을 촉진해 교도소 수감자들의 행동을 개선하고 석방 후 사회 재통합에 도움을 준다. 사회적 유대감이 높아지고 공격성이 줄어들며, 교도소 내 범죄도 줄어든다. 출소 후 일자리에서도 더 성실하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처벌과 질타만으로는 인간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음을 사람들은 인식하여야 한다. 범법자들의 많은 경우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 사회적인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지하여야 한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2-024-02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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