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넘어서야 했던 또 다른 벽들

지도자의 체벌이라는 이름의 폭행, 선배라는 사람의 기강이라는 이름의 폭행

by B O S

주걱, 오리발, 수건, 손바닥, 주먹.

수영장 통로, 수영장 구석, 수영장 창고, 기숙사 방.

팔, 엉덩이, 뺨, 머리.


성장해 가면서 피할 수 없었던 기록과는 상관없는 운동선수로써의 다른 벽들. 그 벽들을 넘지 못하고 그만둔 선수들도 많다.


소위 말하는 '즐겜러'로써 수영을 할 수 있었던 건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였다. 그때는 10분 자유시간을 받기 위해 열심히 수영을 하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4학년 때 소년체육대회(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선수들이 출전하는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순수하게 즐거운 물속에서의 시간이었고, 대회조차 즐거웠다. 내가 금메달로 입상한 후 그 당시 나의 지도자는 체육고등학교 지도자로 발령받았고, 나는 다른 지도자에게 배우게 되었다.


다른 지도자에게 배우게 된 후 전혀 좋은 기억이 없다. 새롭게 들어간 팀의 지도자는 수영선수 출신이 아닌 근대 5종 출신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지 훈련조차 근대 5종 스타일이었다. 수영만큼 달리기를 엄청나게 뛰었다. 달리기에 잼병이었던 나는 과호흡이 자주 왔고, 훈련은 매일 지옥이었다. 잠시 옆길로 센다면 달리기에 쓰는 근육과 수영에 쓰는 근육이 달라 아무리 달리기를 잘 뛴다고 한들 수영에 적용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수영을 더 하는 게 훨씬 좋다. 다시 돌아와서 훈련만 힘이 들었다면 괜찮았을 거 같다. 그 지도자는 어느 순간부터 너무나도 자주 나를 때렸다. 한날은 전지훈련을 갔을 때였다. 전지훈련 첫날이었다. 나보다 한 살 어린아이가 숙소에 수영복을 놔두고 수영장에 왔다. 그날 내 위로 두 살 많았던 형과 같이 다른 아이가 수영복을 놔두고 왔다는 이유로 그 지도자에게 수영장 통로에서 엄청나게 맞았다. 지금도 생각난다. 왜 나와 그 형이 맞았을까. 나와 그 형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 물에 적신 수건을 돌돌 말아 물을 꽉 차면 정말 단단해진다. 그걸로 엉덩이를 맞았다. 소위 말하는 빠따질을 당했다. 양손으로 벽을 잡고 맞았다. 나를 보호해 줄 사람이 없는 타지에서 어른이라는 사람에게 맞았던 것이다. 엉덩이에는 피멍이 들어있었다. 그 후 다양한 이유로 맞았다. 기록이 안 나와서 창고에 들어가서 맞고, 다른 아이가 수영장 레인을 잡아당겼다고 맞았다. 기록이 안 나와서 맞았던 것은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잘못했다는 이유로 그 사람은 맞지 않고, 내가 맞는 경우가 있었다. 수영을 하면서도 맞을까 봐 두근거렸다. 다른 아이가 레인을 잡아당겼다는 이유로 맞은 그날, 나는 수영을 그만두겠다고 어머니께 말했다. 더 이상 맞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어머니께서는 그날 이후 바로 다른 팀으로 나를 보내주셨다. 지금 그 사람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왜 맞았을까? 우리 어머니께 나에 대해서 경쟁심도 없고,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해서 나를 때린 것일까? 6년 후 경쟁심도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 아이는 대표팀에 들어갔다.


다음으로 많이 맞은 시기는 중학교 시기다. 근대 5종 출신 지도자에게서 옮긴 후 시기다. 수영장은 사직 수영장. 사직 수영장 대회풀은 깊이가 깊어 평상시에 풀을 다 채워두지 않는다. 그래서 올라오거나 물에 들어갈 때 상당히 불편하다. 이것을 극복? 하기 위해 이 시기의 지도자는 주걱으로 체벌했었다. 일반 주걱이 아닌 급식실에서 쓰는 주걱이었다. 맞기 위한 준비는 다음과 같다. 지도자가 때리기 위한 신호를 주면? 수영장 발을 넣을 수 있는 구멍에 발을 넣은 후 벽에 매달린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직 수영장은 깊이가 깊어 선수들이 지지할 수 있는 구멍이 있다. 어쨌거나 사다리 타는 자세로 팔은 위로 쭉 뻗고 다리도 쭉 뻗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지도자는 대형 주걱으로 삼두근 부위를 때린다. 당연히 이 부위는 살이 연약하다. 피멍은 기본으로 들었다. 맞아 본 분들이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이 부위는 정말 아프다. 그래도 이 시기의 나름의 위안은 기록으로만 맞았다는 것이다. 기록이 잘 나오면 맞지 않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맞지 않았다. 뭐 그 시기가 나라에서 운동부 체벌금지와 관련된 교육을 하던 시기기도 했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시기는 맞은 기억은 없다. 대신 선배라는 타이틀은 가진 인간이 기강이라는 목적으로 행하던 괴롭힘이 있었다. 내가 체육고등학교에 입학해서 1학년 때 내 동기는 나를 포함하여 3명, 2학년은 2명, 3학년은 3명이었다. 3학년 중 A라는 인간만 유독 못되게 굴었다. 처음 시작은 입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달리기를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목적으로 원산폭격. 뒷짐을 지고 다리와 머리로만 ^자 형태로 버티는 것이다. 1학년인 우리는 원산폭격만 했고, 2학년 선배들은 원산폭격과 더불어 우리를 관리? 하지 못했다는 명목으로 빠따질도 당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2학년 선배들은 다른 종목으로 옮겼다. 당연히 괴롭힘은 이제 우리 1학년들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같은 종목인 나에게만 유독 심했다. 친구 두 명은 통학을 했고, 나는 기숙사를 썼었다. 그 A라는 인간은 기숙사를 쓰는 본인 친구들에게 나를 괴롭히기를 부탁했는지, A의 친구 중 덩치가 엄청나게 큰 투척 선수가 저녁 점호 후 방에 들어와서 나에게 욕을 하며 시비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A의 악행에 대해서 쓰자면 정말 끝도 없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쓰겠다. 기숙사 생활은 지옥이었고, 전국체전으로 인해 나에게 관심이 줄어들기 전까지 몇 개월은 두려움에 심장이 두근거렸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나는 이런 벽들로 인해 수영을 그만둘 뻔도 했다. 나 자신과의 싸움, 라이벌과의 경쟁 외에도 부서야 할 벽들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 벽을 무너뜨렸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구조물로 남아있는 거 같다. 없어져야 할 기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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