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두 번 만난 사람으로부터갑작스럽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며 음악회에 초대받으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프랑수아즈 사강이 발표한 소설이기도 하다. 제목치고는 파격적이다.
1961년에 개봉된 <Goodbye again>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수>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실내 장식가 폴(39세)은 운송 사업을 하는 로제와 연인 관계에 있다. 로제는 다른 젊은 여자도 만난다. 폴은 어느 날 고객의 집에 갔다가 그 아들 시몽(25세)을 만난다. 폴보다 14살이나 어린 시몽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폴을 좋아한다. 물론 일방적으로...
어느 날 시몽은 폴에게 편지를 보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며 저녁 연주회에 초대한다. 나이 어린 젊은이의 구애에 불편해하던 폴은 거절하려다 마음을 바꾸어 연주회에 간다. 이후 시몽이 적극적으로구애하며시몽은 폴의 집에서 함께 지낸다. 그러나 결국에는 헤어진다는 내용이다.
사강은 이 소설에서 "사랑은 영원하지 않고 덧없다"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강은왜 제목에 ‘브람스’를 끌어 들었을까? 아마도 여주인공 폴과 시몽의 나이 차이 때문이 아닐까? 브람스와 그가 사랑했던 슈만의 아내이자 유명 피아니스트 클라라 슈만과의 나이 차이도 14살이었다. 또한 작가는 시몽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실제로 클라라에 대한 브람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Goodbye again>에는 잉그리드 버그먼(폴 역), 이브 몽땅(로제 역), 앤서니 퍼킨스(시몽 역) 등 유명 배우가 등장한다. 이 영화에는 요하네스 브람스 교향곡 제3번 제3악장이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로 자주 나오며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브람스는 누구인가? 브람스는 1833년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바흐, 베토벤과 함께 3B로 불린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며 아버지로부터 음악 교육을 받다가 7살부터는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았다. 브람스는 20세 때 슈만을 만나며 음악가로 성장하게 된다.
슈만이『음악 신보』에 브람스를 소개하면서 브람스는 유럽과 독일 음악계에 알려지게 됐다. 슈만이 정신이상으로 라인강에 투신하였으나 어부가 구조하여 살아난 뒤 병원에 입원한다. 브람스는 클라라와 가족을 돌본다. 슈만이 세상을 떠나자 클라라와 가깝게 지내게 된다.
브람스는 함부르크 필하모니 지휘자 공모에서 탈락하자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 음악 활동을 했다. 29살 때다. 베토벤도 20대 때 빈으로 가 그곳에서 음악활동을 했다. 그런 점에서 브람스는 베토벤과 비슷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슈만은 클라라와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평생 독신으로 지냈던 브람스는 클라라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인 1897년 빈에서 64세에 숨졌다. 빈 중앙 묘지에 슈베르트와 베토벤 옆에 잠들어 있다.
브람스는 교향곡 4편을 남겼다. 작곡가 뵐로프는 교향곡 1번을 베토벤 교향곡 10번이라며 칭찬했던 작품이다. 교향곡 외에도<독일 진혼곡>, <대학축전 서곡>, <피아노 협주곡>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 저명 피아니스트는 브람스 곡 연주에는 베토벤 작품 연주보다도 더 힘을 주어야 한다고 했다. 베토벤 곡보다도 무겁기 때문일까?
이제 커피 한잔과 함께 영화 <Goodbye again>의 OST브람스 교향곡 제3번 3악장을 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