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의 유일한 의미

작가의 말

by 하현태



까마득한 어제를 생각하십니까. 혹은 생생한 오늘을, 그것도 아니면 낯선 내일을.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요. 얼른 지났으면 싶나요, 아니면 영영 반복되길 바라나요.

저는 영영 떠나길 기도했습니다. 떠난 것에 미련이, 다가올 것에 두려움이 그득한 지금을 반복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말마따나, 세계 전체는 화려한 조화고, 낭만적인 사랑만 생화처럼 시들어 버리는데, (정인한 에세이, 너를 만나 알게 된 것들 40p) 그 썩어감 속에 의미가 있느냐 스스로 물었습니다. 어쩌면 질풍노도의 흔한 피폐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매일 속에 숨은, 숨어 있다는 여부도 모르는 어떤 의미를 찾다 지쳐 포기할 때쯤에야, 겨우 찾았습니다.

안간힘을 다해 찾으려면 없고, 포기할 때쯤 나타나는 것 하나만큼은 내가 찾을 땐 없던 물건을 단박에 찾고 머리를 쥐어박는 어머니의 호통과 같기도 하네요. 이게 왜 있지, 분명히 없었는데, 하는 생각으로 머리를 긁적여야 가질 수 있는 그것.

그 모든 유일(流⽇)의 유일(有⼀)한 의미는, 그러니까 그 모든 감정이 남긴 발자국의 목적지는… 결국 사랑이더군요. 오직 사람 곁에서 살아가야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 말입니다.

별것 없습니다. 그래서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불행했습니다. 그 사랑을 하지 못했습니다. 날 때부터 날 위한 사랑은 없다 믿었습니다. 늘 외로웠습니다. 친구를 만나 하하 호호 웃어도, 집에 들어오면 찾아오는 공허함에 뒤통수가 얼얼했습니다. 이제는 굳은살이 생겨 조금은 나아진 건가 싶다가도, 불쑥 얇은 바늘을 들고 찾아오는 외로움의 야비함에 놀라기를 몇 년이고 반복했습니다. 제가 벌써 24살이랍니다.

떠나간, 떠나는, 떠나갈 모든 날은 결국 사랑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집착했습니다. 그러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문제를 찾아 떠났습니다. 몇 년을 헤매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밖에서 찾으려니.

2021년 한 해 동안 쓴 시들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시가 과반이었습니다. 사랑으로 한 권을 채울 만큼 행복해졌는지, 아니면 아직도 갈망하기에 한 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한 해 동안 사랑을 썼습니다.

결국 지날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죽어가기에 살아있고, 평생을 살기에 죽어있음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남는 것은 시간이기에, 그리고 곁에 있는 존재들이기에, 언제인지 모를 그날에는 깨달을 수 있으리라 확신하며 나날을 지새웁니다.

결국 지날 것에도 무슨 의미가 있습니다. 그 모든 유일(流日)의 유일(有一)한 의미는, 그러니까 그 모든 감정의 종착역은… 결국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