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마를까 봐 맺지 못하고 꽁무니를 뺄까 봐 매일 도서관에 가서 살았습니다. 긴장을 유지했고 만지고 또 만져가며 3개월을 달렸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뭔가 허전했지만, 30여 편의 글을 25편으로 줄이고 25편의 글 중 24편을 연재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남은 한편을 연재하라고 브런치스토리에선 알람이 왔습니다. 내 글은 이제 끝났는데.
올초 20여 년의 공백을 뚫고 취업을 했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좀 바빴고, 연재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유난히 바빴던 날, 어둑한 퇴근길 주차장 가로등 밑에서 문득 오래된 시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유치환 <행복> 중에서
‘그간 긴 편지를 썼구나’
부모님께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리 쓰고 나니 이제 마음이 가볍습니다.
무겁게 나를 누르던 것이 멀리 사라졌는지 바람이 불면 낙엽처럼 흩날릴 것도 같고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다는 시인의 말처럼요.
마지막으로 [작별인사] 연재를 마치며 그간 글을 올릴 때마다 빠짐없이 읽어주시고 ‘좋아요’ 눌러주신 브런치 작가분들, 제 브런치를 구독해 주신 분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기꺼이 독자가 되어주시고 마음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준히 읽어 주셔서 힘이 되었고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