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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 Yoon Jan 05. 2024

일상 1

글 읽는 안경을 어디에 뒀더라.     


회의 시간에 맞춰

허둥대며 가방을 뒤지다가

책상 한쪽에 놓아둔

삶은 달걀 위로 안경통을 떨어뜨렸다.     


아침 대신 먹으라고

출근 준비로 바쁜 내 등 뒤로

아내가 한참 서서 냄비 안을 들여다보며     


노른자가 가운데 예쁘게 들어서게끔 말이야.     


달걀을 이리저리 굴리며

끓는 물 속에서

만들어낸 보름달     


퍽!     


달걀 껍데기가 깨지며

어디선가 달이 뭉개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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