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울 Aug 19. 2024

밴드 Valley가 전하고픈 건

[오늘 노래 추천]

에디터: 너울



Photos By Maya Umemoto Gorman for The Luna Collective

여름의 한 가운데에서 키보드를 두드린다.

쨍그랑 소리를 내며 얼음이 녹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계속 채운다.

뜨겁고 습한 계절에는 금방 짜증이 난다.

평소에는 별일 아닌 일에도 얼굴을 쉽게 찡그린다.

개인적으로 내 문제는 "문제"에 집중하는 것.

해결하기 위한 집중이 아니라, 단지 열을 내기 위한 집중.

그렇게 열을 내던 중 마주한 한 밴드가 있다.




Valley는 사람의 관계를 노래하는 캐나다의 4인조 혼성 인디밴드이다. 

결성한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사회에서 느껴본 소외감과 소속감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주제로 하기에

한국에도 익히 알려진 팀이다.

추천하는 노래를 몇 개 소개해 보겠다.




Like 1999

https://www.youtube.com/watch?v=BDx6xPb9Ifo

Valley의 대표곡.

에디터도 이 곡으로 Valley를 접했고 지금 제일 애정 하기도 한다.

밴드의 청량한 사운드와 조금은 쓸쓸한 멜로디가 후반에 강한 반주로 전환되는 것이 묘미.

앤 마리의 "2002"를 생각나게 하는 가사에

아련한 Y2K 사운드가 합쳐졌다.


Valley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인 만큼

가사의 재미, 곡 사이의 공백, 속삭임을 삽입한 것 모두

다른 곡들도 궁금해지면서

2000년대의 추억에 젖을 수 있을 것이다.




The Problem Song

https://www.youtube.com/watch?v=I4_36rfv5fk

가볍게 들을 수 있는 "The Problem Song".

제목부터 "문제곡"이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노래한다.

우리는 완벽하지도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지만,

그래도 또 고쳐나갈 수 있다며 조금은 지친 둘 사이를 다독인다.


상담을 받으러 가선 상담사에게 "다시 시작해 보는 건 어때요?"라고 들은 남자.

상담사는 다른 사람과 다시 시작해 보라는 뜻으로 말했건만,

그는 그렇게 듣지 않았나 보다.

몇 번이고 싸우고 화해하는 커플의 현실적인 모습을 이야기하는 코믹한 곡.




Water the Flowers, Pray for a Garden

https://www.youtube.com/watch?v=r-vDNYq9NCs

8월 30일 발매 예정인 앨범 "Water the Flowers, Pray for a Garden"의 선공개 타이틀곡.

외로움과 자기반성,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찾기 위한 개인의 갈등을 말한다.

자기혐오적인 말들을 늘어놓는 화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지만,

결국 문제 때문에 울기보다는 웃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밝은 면은 존재한다며 햇빛을 낭비하지 말라는 말은

언젠가 모두 겪고, 겪었을 우울에 작은 밴드를 붙여준다.

지금 그런 생각에 갇혀 있다면 이 노래로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꽃에 물을 주고 정원이 되기를 기도할게요"




Bass Player's Brother

https://www.youtube.com/watch?v=8nnp-uXZlIQ

노래를 재생하는 순간 저절로 머리를 흔들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90년대를 노래하며

드럼이 가히 환상적인 "밴드" 곡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들으면서 절절한 로맨스 영화가 떠올랐다.

이뤄지지 않는 사랑을 하는 주인공의 입장인데,

음은 경쾌해서 두 배로 슬퍼질지도 모른다.


"Come on, baby"

"Tell me that you hate me"

이 부분에서 심장을 두드리는 드럼 때문에 중독되어버렸다.




SOCIETY

https://www.youtube.com/watch?v=wE8F4_6Y37U

하이라이트 부분에 대놓고 "사회는 썩었어."라고 해서 통쾌함이 느껴진 곡.

너무도 물질주의적인 현 사회를 풍자,

스타가 되고픈 욕망과 초심을 저울질하는 예술가의 딜레마를 표현한다.


"사회는 썩었어"

"곡이 잘 팔릴수록 내 영혼도 팔아버린 것 같아"

"어서 환불해 줘"

"원하는 것을 얻는 순간에도 절대 만족할 수 없으니까"


이 짧은 문장에 자신들의 생각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단 점에 감탄했다.

사실 이런 고민은 예술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영혼(곡)을 팔아 물질(돈)을 얻는 과정에서

돈이 목표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대중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가사를 써야 할까?

 밝은 곡조에 진지한 이야기를 담아서, 가사를 알고 들어보면 더 좋은 노래.




위의 곡 외에도 훌륭한 앨범이 굉장히 많은 밴드이며 팬층도 탄탄하다.

노래가 좋을 뿐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가사도 청자의 마음을 울린다.


희망을 노래하는 Valley처럼

문제보다는 햇빛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하는 Valley가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음악 #음악추천 #오노추 #음악리뷰 #POP #Music #감상평 #생각 #글 #글쓰기 #글귀 #밸리 #Valley

작가의 이전글 목적을 잊어버린 영혼들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