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한국에 돌아오고 숨 가쁘게 3년에 가까운 시간을 달려왔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10여 년 만의 한국에 돌아온 조그마한 설렘도 느낄 틈 없이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느낀 짧은 소감은 "인생은 너무나 남루하여 가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괜찮은 순간이 있지 않다면 우리는 견딜 수 없다."이다.
어찌 보면 안정된 삶에서 조금은 도전적인 삶을 선택한 한국으로의 귀국은 '삶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옛 격언을 떠올리게 했으며, 그 과정에서 나를 지켜주고 좋아해 준 사람들 덕분에 지난 3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시 오지 않을 2024년을 떠나보내고 2025년을 준비하며, 나의 다음은 어떠해야 하는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답변을 고민해볼까 한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우연히 다른 분의 브런치에서 몇 년 전 자신의 방향성에 대해 공유한 글을 읽으면서 시작되었다. 그 글을 통해 나 또한 비슷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따라 글의 구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1) 나의 방향성을 공유하고, 2) 2024년을 회고하며, 3) 2025년에 대한 계획을 정리하는 글을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마침 11월 중순이라는 시점은 2025년 계획을 세우기에 적절한 시기였다
매해가 지나기 전 나도 많은 사람들이 신년 계획을 세우듯 건강을 위해 헬스장을 등록하고 새로운 공부를 위해 교육을 신청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25년은 조금 다르게 시작하고 싶었다. 뚜렷한 방향성을 가진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단순히 ‘해야 할 일’을 나열하는 계획을 넘어 새해 전체를 체계적으로 설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고민이 떠올랐다. “이 목표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을까?” 과거의 경험을 돌아보면, 열정적으로 시작한 계획이 중간에 흐려지거나 막연한 목표 설정으로 인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 목표를 세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더 나아가, 목표를 실행에 옮기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필요했다. 그래서 IT 업계에서 일하며 배운 OKR을 도입하기로 했다.
* OKR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Objective)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결과(Key Result)를 정의하는 데 중점을 둔 목표 관리 방법론이다.
OKR을 삶에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처음 한일은 삶을 수치화해서 바라보는 것이었다. 마치 PM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이전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처럼, 내 삶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설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따라서 스스로의 삶을 수치화하기 위해 나의 1년 치 캘린더와 가계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내가 살아가려고 하는 2025년의 큰 목표를 설정하고 작은 단위의 목표와 핵심결과를 도출하려고자 하였다.
수많은 도구 중에서도 분석을 위해 캘린더와 가계부를 선택하였다. 그 이유는 시간과 돈은 사람이 가진 리소스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두 가지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어디에 돈을 쓰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은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또 어디에 에너지를 더 투자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1년에 가까운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나의 삶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성되어 있었다.
1. 신앙생활
2. 커리어
3. 공유
4. 자금
5. 운동
이렇게 다섯 가지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나는 OKR 방식에 따라, 2025년에 내가 추구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은 단위의 목표와 필요한 Key Results(핵심 결과)를 명확히 정의하기로 했다.
그중 오늘은 2025년의 큰 목표를 공유하려고 한다. 2025년의 목표는 "지금 당장이 아닌 3년 후를 바라보자"로 설정했다. 크게는 지금 당장의 결과의 일희일비하지 않고 조금 더 먼 시점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지금의 목표이다.
삶의 방향성인 '내가 배우고 경험한 바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하여 공유한다'라는 틀에서 2024년을 돌아보니, 나에게 처음으로 생긴 감정은 부족함이었다. 앞서 이야기한 다섯 가지 가운데 스스로 잘 해내고 있다고 자평할 수 있는 일은 전무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어떠한 면은 찾아봐도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머물던 순간 나에게 떠오른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2024년 상반기 회고에서 밝힌 대로 2024년 상반기에 나는 매 순간 고민이 많았다. 내 앞에는 항상 풀어내야 하는 숙제들이 있었고, 해답을 찾으려고 부단히 고민하며 살아왔다. 그 과정 속에서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고민들은 존재했고, 매일 그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시간을 보내며 살아왔다. 그렇지만 나는 명확한 성장을 원했다.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 직업인으로서의 성장 그리고 브런치 작가로서의 성장 그러한 성장을 2024년 하반기에 목표하고 살아왔다. 그 결과 일부 성장한 모습도 있었지만, 앞서 밝힌 대로 스스로 잘 해내고 있다고 자평할 수 있는 일은 전무했다. 다만, 그 씨앗이 심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5년의 목표를 설정하는 시점에서, 2024년 하반기를 생각하며 가지고 있던 조그마한 기대감을 2025년에도 갖고 살아보려고 한다. 고민하는 순간은 계속 생기겠지만, 앞서 공유한 방향성에 따라 내가 배우고 경험한 바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리하여 공유하려고 함에 더욱 힘쓰려 한다. 또한 지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2-3년 뒤에는 더욱 성장한 모습의 내가 되기 위해 2025년을 살아가려고 한다.
앞선 글에서 소개한 삶의 소중한 인연을 통해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후 2년이 지났다. 그 당시 했던 고민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하였고, 지금은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시기인듯하다. 최근 몇 달 동안의 고민 그리고 그 결과인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는 결국 나에게 있어, 2-3년 뒤에는 더욱 성장한 모습의 내가 되기 위한 새로운 발판이 되기를 마음 속 깊이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