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요가 일기

인도 리시케시, 요가 시험 보는 날

인도 리시케시 TTC 이야기

by Mango

인도 리시케시의 시간은 흐르고.


인도 리시케시의 소중한 시간이 점점 지나가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길게만 느껴졌던 4주의 코스가 이제 마지막 한주만이 남았다. 하루하루가 정말 좋은 시간이기에 즐겁게 지내고 있지만 하루 10시간의 수업을 내리 듣느라 쉽지만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리시케시의 갠지스강은 이렇게 아름답게 흐르고 있다.



요즘 우리는 5명이 그룹을 이루어 요가 수업을 짜느라 쉬는 날이면 이렇게 모여 함께 연습을 한다. 대망의 다음 주 화요일에는 우리가 요가 시퀀스를 만들어 수업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가원 근처의 거실처럼 생긴 큰 공간의 카페에 모여 커피와 케이크를 곁들이며 수다를 떨다가 요가 수업 만들기에 돌입하는데 그 시간마저 웃고 떠드느라 시간이 흘쩍 가버린다. 수다쟁이 친구들 다섯 명이 모였으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오늘은 클렌징 수업의 날.


오늘은 아침 7시에 모여 요가원의 정원에서 코 클렌징, 위 클렌징을 했다.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비크람 선생님의 지도하에 클렌징을 마치고 하루 내내 휴식을 취했다.



함께 수업을 듣는 22명의 학생들은 이렇게 밝기만 하다. 이제 우리들은 서로 어색하지 않고 서로 돌봐주는 요가 패밀리가 되었다. 요가 코스에서 가장 큰 획득이라고나 할까!


오늘같이 쉬는 목요일에는 매주 클렌징 수업을 마친 후에 친구들과 함께 아유르베딕 카페에서 근사한 아침 세트를 즐긴다. 이 날은 인도 아유르베딕 세트를 먹었다. 시금치가 들어가 있는 여러 겹으로 접어 만든 밀전병에 야채 카레와 샐러드 그리고 커드 (요거트)가 함께 나온다. 리시케시의 요리사 친구 무케시는 시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그가 내오는 모든 요리는 참 도회적인 느낌이 나서 항상 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가만히 쳐다보게 된다. 요가를 처음 시작할 무렵에 동네 가게에서 농담을 주고받으며 알게 된 무케시가 이렇게 맛있고 화려하고 멋진 요리를 하는 요리사인 줄은 몰랐다. 15년이 지난 요즘에야 알게 된 것이 좀 무안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어제저녁부터 오늘 있을 요가 테스트 때문에 조금씩 긴장이 되고 있었다. 내 머릿속은 내일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 앞에서 영어로 수업을 이끌어야 하는 수리아 나마쓰까 (태양 숭배 아사나 시컨스) 시컨스를 머릿속으로 암기하느라 바빴고, 나중에는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자자’라는 결론으로 숙면을 취했고( 이상하기도 하지. 잠은 정말 푹 잤음) 다음날 새벽 일찍 요가원으로 갔다.


새벽 아사나 수련 중에 선생님께서 쓰시는 요가 영어 단어를 유심히 들으며 수련을 마친 후에 급히 아침 식사로 뜨거운 김이 나는 오트 포리지를 먹고 요가 철학 수업에 들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빛을 발견하지 않았던가!


워낙 공부하기를 싫어하고 책도 거의 안 읽는 요즘에 이상하게도 요가 철학 수업은 귀를 쫑긋 세우며 듣는다. 영어로 듣는 어려운 요가 철학 수업이지만 인도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요가 경전인 ‘요가수트라’는 정말 마음에 빛이 들어오는 것 같은 삶에 대한 통찰력과 경건함이 있다.



훤칠한 키에 낡은 듯하지만 멋스러운 청바지를 입고 위에 인도 쿠르타( 면으로 된 천으로 엉덩이를 덮는 길이의 남자 윗옷)를 걸치고 스카프를 멋스럽게 목에 감은 철학 수업 선생님은 어찌나 멋진지. 그 어려운 요가수트라를 산스크리트어로 줄줄 외우고 있는 선생님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절로 감탄이 나오며 그분이 수업 시작 전에 부르는 만트라를 듣고 있자면 꼭 사춘기 소녀가 된 것 마냥 두 손을 맞잡고 한없이 경청하게 된다. 오늘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중 하나가 하타요가는 태양의 에너지와 달의 에너지가 합해진 것으로 아사나를 통한 태양의 활력 넘치는 에너지와 명상과 호흡, 평온한 기운의 달의 에너지를 뜻한다는 내용이었다.


거기서 난 마음 안으로 빛이 들어왔다. 요가는 아사나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 그렇다면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을, 이 시간을, 이 행운을 즐겨야겠다. 태양과 달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쓰면서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 드디어 요가 테스트의 시간이 되었고, 태양과 달의 이야기를 하면서 평소에 엄격하게 자세를 맞추는 나의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달의 에너지를 쓰겠다고, 내가 너무 강하게 나가면 탐 ( 산스크리트어로 달이라는 뜻)을 외치라고 하니 여기저기서 탐, 탐이 들려오고...


즐거운 마음으로 티칭을 시작했으나 머릿속은 뒤죽박죽이 되었고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나와 함께 팀을 이룬 다른 친구들의 수업도 너무 훌륭했다.


첫 번째 친구인 바네사는 본견적인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몸을 푸는 동작을 조용히 이끌었고,

두 번째인 나는 서서 하는 태양 숭배 시퀀스를 이어갔고,

세 번째 친구 아이는 누워서 그리고 앉아서 하는 동작을 이끌었으며'

네 번째 친구인 아마나는 쟁기자세 ( 플로우 자세)를 고울 포스처로 잡고 천천히 동작을 이어가며 수업을 했다.

다섯 번째 친구인 로즈는 아로마 향과 명상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목소리로 우리를 사바사나의 세계로 이끌었다.


난 반쯤 포기하고 드디어 평가의 시간이 되어 고개를 숙이고 듣고 있었는데, 이렇게 놀라운 결과가! 우선 팀의 조화가 너무 좋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좋았으며, 게다가 나한테는 프로페셔널이라는 과한 칭찬을 하셨으니.... 달의 에너지를 쓴다고 해놓고는 태양의 에너지가 강했다며 배리 스트롱 퍼슨이라고 해주셨다.


아무튼 이렇게 요가 시험은 끝이 났다.


지금도 핸드폰이 울리고 있네요! 저희에게 너무 고마웠다고 친구들이 날려 주는 칭찬의 메시지로 말이죠! 요가 시험 후에 두서없이 글을 쓰고 마칩니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자야 하거든요( 아직 요가 코스는 진행 중입니다)





*이 글은 2019년 10월에 참여한 인도 리시케시 요가 자격증 코스를 밟으며 썼던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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