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꽃의 기원
라이킷 20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골목을  나서며

by 물냉이 Mar 15. 2025
아래로

골목을 나서며


더 이상은  어두운 방 안에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면서

추위를  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욱신거리는 삭신으로 어머니는 두 번이나 시장을  다녀왔습니다

월세에  쫓겨  숨었던  큰개불알풀도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세상엔  얼마만큼의  봄이 있을까요

시멘트의 이  도시에도 가꾸지 않은 꽃들이 필 것입니다

쌈지공원을  몰려다니는 직박구리들처럼 친구에게  전화를 해 수다라도 떨어야겠습니다

마른 풀섶을  헤치다 문득  사라지더라도 제 색으로 꽃 한번 피워야겠습니다

골목을  지켜보던  모퉁이 자리를  벗어나 좀 더  넓은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나가 봅니다

뒷산엔  이제  막  원추리  싹들이  돋아나고  있겠네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매거진의 이전글 애기똥풀에 붙임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