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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나서며
더 이상은 어두운 방 안에서 이리저리 뒹굴거리면서
추위를 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욱신거리는 삭신으로 어머니는 두 번이나 시장을 다녀왔습니다
월세에 쫓겨 숨었던 큰개불알풀도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세상엔 얼마만큼의 봄이 있을까요
시멘트의 이 도시에도 가꾸지 않은 꽃들이 필 것입니다
쌈지공원을 몰려다니는 직박구리들처럼 친구에게 전화를 해 수다라도 떨어야겠습니다
마른 풀섶을 헤치다 문득 사라지더라도 제 색으로 꽃 한번 피워야겠습니다
골목을 지켜보던 모퉁이 자리를 벗어나 좀 더 넓은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나가 봅니다
뒷산엔 이제 막 원추리 싹들이 돋아나고 있겠네요.